반성문.
플래닛의 대문글을 바꾸려니
입춘 대낄 (入春 大吉)?
마땅한 글귀가 생각이 나질않아 찾던중
[승자는 눈위에 새로운 길을 만들지만 패자는 눈이 녹기를 기다린다]란
글을 올렸다가 아니다 싶어 다시 내렸다.
지난해 전 세계 네티즌들의 심금을 울렸던 사건,
미국 오리곤 주 록키 산맥에서 폭설로 길을 잃고 가족을 구하기 위해
눈속을 헤메이다 죽은 재미동포 제임스 김인 젊은 가장이 생각난 때문이다.
그 자리에 가족과 함께 머물러 있었더라면
다 같이 구출되었을 사건이였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라도 그 상황에 아무것도 하지않고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았을테지만
느긋한 마음으로 구출을 기다렸더라면 하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고
조급증이라기 보다 한 가족의 가장으로의 책임을 충실히 지켜 나가려는
한국의 가부장적 환경속에서 자란 한국 남성의 표본으로
책임감이 강한 한국의 남성상을
전 세게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던 사건이기도 했었다.
나는 운명론자까지는 아니지만
서둘러 간다고 앞서가는 세상만은 아니라는 생각으로 산다.
추운 겨울속에 봄을 기다리는 것처럼 경우에 따라선
느긋하게 기다릴줄 아는 지혜도 필요한 때문이다.
우리는 빨리 빨리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다.
너구리는
[사랑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모두가 아릅답게만 보입니다]와
[삶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시간의 정원이다]란
문귀를 상당히 좋아 하는데
전자는
매사를 부정적으로 보려하는 내 바르지 못한 사고를 바로 잡고저 하는 마음이
밑바닥에 자리하고 있고
후자는
일상속에 생기는 짜투리 시간을 어떻게 유용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의 질 차이가 난다는 생각 때문이다.
늘 그런 마음가짐을 지니고 살고 싶었던거고
그건 아마도
우리집 가훈과 무관하지 않은듯 싶다.
우리집 가훈은 그 흔한 진인사 대천명 (盡人事 待天命) 이다.
모든 일에 진력을 다하고 결과는 하늘의 뜻에 따르라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
인간의 능력은 한계가 있음이고 사람으로서 할 도리와 최선을 다하고
안 된다고 남의 탓 말고 하늘의 뜻이라 생각하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세상만사가 되는 일보다 안되는 일이 많다는 의미가 함축돼 있기도 하다.
그러함에도
너구리는 세상을 도끼눈으로 보고
오늘도 미워하는 사람을 가슴에 담아두고 사는걸로 보아
아직도
사랑의 눈을 가지지 못했고 시간의 정원도 제대로 가꾸지 못했을 뿐더러
가훈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해 조상들에게 조차 죄를 지어
늘 송구스런 마음으로
노심초사의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글 / 산골 너구리.
- 미워해서 지송합니다. -
흐르는곡
May it be.(이뤄지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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