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겨울 나무가지 사이로 찬바람이 스쳐 지나면 그 바람속에도 한점의 세월이 묻어 지나갑니다.
흰눈이 소복히 내리는 이맘때 쯤에 촛점없는 시선으로 창밖을 내다 보노라면 이름없는 그리움에 이끌려 괜스레 가슴 한켠이 허전하고 알싸해져 올때가 있습니다.
그건 아마도 바쁜 걸음을 멈추고 깊은 호흡을 하는 순간, 세월은 어느덧 중년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고 잊고 살던 추억들과 버리고 싶었던 회한들, 서툰 솜씨로 그리다 만 수채화 같은 지난날의 추억과 그리움 때문이 아닐런지요 ?
그 허전하고 구석진 자리는 누구의 마음 자리였었고 지금은 누구를 위한 자리로 남겨져 있길래 알수없는 그리움의 기다림을 하는 것일까요 ?
지난 날들의 그림들은 지우고 다시 그릴수도 없는 까닭이여서 아쉬움과 그리움의 향내가 짙고 때론 옷깃을 파고드는 엄동 설한의 칼 바람처럼 가슴속 깊이 파고 들어 가슴을 시려오게 하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잘못 그려진 수채화를 지울수만 있다면 모두 지우고 하얀 백지 위에 다시 이쁜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날들이 당신이나 난들 왜 없었겠고 그런 생각이 날때가 어디 한 두번이였을까요?
그럴수 없음에 작은 욕심으로 어쩌면 우리는 이름모를 그리움의 기다림을 하고 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우연을 가장한 인연으로 다가왔다 해도 당신을 나무라지 않으렵니다.. 마음속에 부는 차거운 바람을 막아 서줄 바람벽이 될수만 있다면 만남없는 인연인들 어떠하겠습니까 ? 그런 당신에게 가슴한켠 빈자리를 기꺼이 보여 드리며 당신에게 아낌없이 내어주고 싶습니다. 따스한 한줄의 글로 당신과 나의 시린가슴을 녹일수만 있다면...
우리는 그리움으로 사는 삶이 익숙함을 넘어 체념의 삶으로 변해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젠 그리움으로 사는 중년을 툭툭 털어 버리고 그려가던 수채화를 아름답게 마무리 하고 싶은 정말로 정말로 아름다운 중년이고 싶습니다.
비록 보이지 않는 만남의 인연일지라도 당신의 그 소중한 인연과 함께 !
DEC. 09. 2006.
글 / 산골 너구리.
난 나보다 널(테너) - 이 진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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