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자작글)

난 워쩌믄 좋아유 ? [1]

서프란 2008. 11. 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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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모습이 다르듯 삶의 형태도 천차만별이다.

어느 여인의 이야기를 듣게 됐는데

마치 영화속에서나 볼 수 있는 마치 소설같은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이렇다.

 

어느 한 소녀가 그다지 넉넉치 않은 가정이라서

대학 진학도 못한채 직장생활을 하게 됐는데 

직장이래야  사장을 포함해서 고작 4명뿐인 곳이이여서

모두 그러하듯 하는  일이라곤 서류정리(영수증 등등) 전화받기 그리고

차 심부름이 고작이였다고 한다.

 

3 년이 돼갈 무렵 쯤엔 종업원도 50여명으로 늘어났고

제법 중소기업다운 모습으로 성장해 가고 있었다.

가정이 어려운 형편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장은 봉급 이외에 경제적인 도움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사장은 그녀와 나이 차이가 6살이고 미혼의 총각이였으나

그녀는 이성으로로 생각해 본적도 없고 그저 존경스런 상사이고 늘 어렵기만 했고

집에선 언감생심 꿈에도 생각할순 없지만 능력있고 마음 착한 그런 사윗감을 얻었으면 원이 없겠다며

입버릇처럼 애길했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사장은 퇴근후에 조용히 만나 할 얘기가 있으니 같이 퇴근하자고 했고

저녁의 만난자리에서 늘 지켜보면서 그녀와 결혼해야겠다는 마음을 굳혔다면서

그녀의 생각은 어떠냐고 묻는 말에 생각조차 한일이 없어 말문이 막혀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넉넉치 않았던 살림에 결혼은 아예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고 어쩌면 포기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딱히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도 없었으므로 그로부터 잦은 만남은 시작되고

항상 사랑이라기보다는 고마움과 존경심의 대상이였고 어렵기 그지 없었다고 한다.

그로 부터 6개월뒤 주변의 부러움을 사며 결혼을 하게 되고 딸하나를 낳은 뒤

남편의 배려속에 회사일은 그만두고  대학교에 진학하여 못다한 공부도 하고

수영과 취미생활등 여유로운 생활속에 남 부럽자 않은 행복한 나날이였었다고 한다. 

 

행복이란 이런거구나 하고 느낄무렵,

누구도 그냥 비껴갈 수 없는 IMF 한파에 그녀의 남편회사도 예외는 아니였고

최종부도를 막기 위해 가공을 의뢰해 온 타회사의 원자재까지 급 처분했으나

최종부도는 막을수 없었고 그 바람에 부정수표 단속법과 사기 횡령죄까지 겹쳐

수배를 당하게 되고 미래에 대한 자세한 대책을 의논할 겨를없이

남편은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고 한다.

 

매일 찾아드는 사채업자,

남은 아파트마져 경매로 넘어가고

그래도 제법 잘되는 음식점을 경영하는 친정 언니의 도움으로

조그만 전세를 얻어 살면서  살기위해 무언인가 해야 하기도 했었지만

모든걸 잊기 위해 언니의 식당이여서 안해도 될 일까지 잠시도 쉬지않고 꼼지락거렸어야만 했다고 한다.

 

남편은 전화 한통없이 6년의 세월이 그렇게 지나갔다.

문득 문득 생각이 날때면 죽었는지 살았는지 소식조차 알길없어

답답한 마음에 시간을 내서 무속인들을 찾을라 치면

죽어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사람도 있었고

공방살이 끼어서 그렇다며 언젠가 만날 날이 있을거라는 희망섞인 얘기를 해주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친정 언니는 어차피 살아있다해도 전화 한통없는 무심한 사람인데 법적 정리하고 새 삶을 찾아야지

마냥 그렇게 살거냐며 보채기 시작했었다고 한다.

 

그러던 늦 여름 어느날 점심 시간에 자그마한 사건이 일어났다.

그다지 낯익은 얼굴은 아닌 손님이였는데

열무로 담근 시원한 물김치를 더 달라는 청을 받고 물김치를 쟁반에 받쳐들고 가서

손님 상에 내려 놓을려고 하는 순간

물김치 그릇을  그 손님 어깨에 떨어 뜨리고 만다.

손 끝에 마르지 않았던 물기 때문에 놓지고 말았던 것이다. 

고추가루가 들어가지 않은 열무 김치여서 다행이긴 하지만

새콤하게 맛이 들은 물김치 국물은 먹기엔 좋을지 몰라도 냄새는 장난이 아니였을 거란다.

당혹스럽기 짝이 없었고 주방으로 달려가 물수건과 마른수건으로 가져오니

자신이 닦는다며 달라고 했고 미안한 마음에 연신 미안하다는 말을 되풀이 하며 

내실로 가셔서 형부의 T셔츠라도 갈아 입으라는 말에

[너무 미안해 하지 말아요.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수 있는 겁니다.

 사무실에 가서 갈아 입으면 되니까 다시 물 김치나 한그릇 더 가지고 오세요.]라고 했다고 한다.

다시 가져다 주고 죄송하다며 세탁비라도 드린다고 했더니

[이왕 받을라 치면 세탁비 가지고 되겠수 ? 하나를 사줄려면 몰라도.. 됐습니다.] 하면서 웃더라는 것이다.

 

 

 

                                             글 / 산골 너구리.

 

Jer Ser Der Sote Lam(그대 곁의 소중한 사람) - 수사네 룬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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