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자작글)

난 워쪄믄 좋아유 ? [2]

서프란 2008. 11. 10. 12:03

 

0

 

물김치 사건후

그 손님이 오면 다른 사람(다른 종업원)이 상차림을 해 주던

본인이 하던 괜스레 신경이 쓰이고 그의 말 한마디에도 관심이 가곤 했었다.

준수한 외모는 아니지만 옅은 쌍꺼플에 우수서린 눈매.

조용한 말투이면서도 매사가 분명한 듯 보이는 사람,

무얼하는 사람인지 궁금하기도 했으나 물어보지는 않았고

그저  일상적인 일과 관련된 손님일뿐이라는 생각으로 애써 마음을 다잡고 있었다고 한다.

아마도 그때부터 마음의 동요가 일어났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던 어느날  저녁,

식당이 하루 일을 마칠 준비를 하는 시간에 들어와서 저녁 식사가 되느냐고 물었고

외지 출장갔다가 그 곳에서 음식을 잘 하는지 못하는지 알수도 없어서 여기를을 찾아 왔다고 했다고 한다.

 

가끔씩 저녁식사도 하고 가긴 했는데 일 때문에 저녁을 먹고 나머지 업무처리를 해야 하기 때문인 줄로

짐작하고 있었을 뿐이였다고 했다.

상차림을 하면서 집에 가셔서 드시지 사모님이 출타중이냐는 물음에

고개를 가로 저으며 [그냥 그렇게 됐네요.]

 

저녁을 다 먹은후

[바로 퇴근할 거면 같이 내차로 갑시다. 바래다 드릴테니...]

아무 생각없이 그러자고 대답했고

집으로 가는 도중 자칫 남편한테 오해받을 수 있는데 그리도 쉽게  같이 가자고

대답을 하느냐는 농담을 하며 자신은 어머니와 아들  세식구가 함께 사는데

나이 드신 노모에게 늦은 저녁상 차림을 하게 해 드리는게 미안해서

저녁을 먹고 들어간다고 전화하고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가는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남편이 있어도 곁에 있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없다고 할수도 없으니

아무말도 못한채 차에서 고맙다는 인사만 하고 돌아섰다고 한다.

 

그 다음날 식당 사장인 언니에게 그말을 했더니

반색을 하며 이혼을 한 건지 사별을 한 건지

이혼을 했다면 왜 했는지를 자세히 알아 봐야 겠다고 했고

그 본인으로 부터는 어떤 대답도 들을수 없었으나 그와 가까운 사람으로 부터 들은 이야기로는

아내의 지나친 음주와 어찌해 볼 수 없는 잦은 외박. 한마디로 바람기 때문에 이혼을 했다고 한다.

 

친정 언니의 배려로 짧은 시간이나마 함께 할수 있는 시간이 점점 늘어났고

늦게 배운 도둑질 날새는 줄 모른다고 친정언니의 배려로

쉬는 날이면 교외로 바람도 쐬러가고 그러다 보니 잠시라도 안 보면 궁금하고 보고 싶고

이런게 사랑인가 보다라고...  그리고  행복이 이런거구나 생각하며

지낸 세월이 어느덧 3 년이 지난 어느날.

그 남자로 부터 이젠 서로 알만큼 알았고 두 가정을 합치는게 어떻겠는냐는 제의를 받았다고 한다.

한마디로 청혼인 셈이였던 거다.

 

10 년이 다 되어도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길없는 남편,

한 가닥의 미련은 남아 있지만

때로는

아마도 깊은 산중에서 자살을 해서 여태것 발견도 되지 않았고

그래서 소식도 없는 걸 거라고 그녀는 그런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언니에게 그 이야기(청혼)를 했더니 법적으로 정리하고 하고 그의 말에 따르는 게 좋겠다고 했고

전 남편과의 법적 부부관계 정리에 들어가기로 마음먹고

법무사 사무실에 모든걸 의뢰를 하게 되였다고 한다.

 

그렇게 미래에 대한 크지는 않지만 작은 꿈을 꾸고 있던

어느 초저녁 한 중년 남자가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그 남자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고 이내 정신을 잃고 병원 응급실로 실려가게 됐다고 한다.

 

                                  글 / 산골 너구리

 

 흐르는 곡

Forest Hymn - Bill Douglas

                                         

'삶의 향기(자작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난 워쩌믄 좋아유 ? [4]  (0) 2008.11.11
난 워쩌믄 좋아유 ? [3]  (0) 2008.11.10
난 워쩌믄 좋아유 ? [1]  (0) 2008.11.08
어느 촌부의 삶,  (0) 2008.07.02
나 또 사고쳤어 !  (0) 2008.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