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자작글)

물에 주뎅이만 동동 떠다닐 넘.

서프란 2007. 4. 2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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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날은 학교 동문 모임에서

선배 한분이 근엄하게 한 말씀을 한다.

[느네는 우째 칭구가 그 지경까지 가게 내버려뒀냐?]라고...

칭구 항개가 이혼을 했는디 그 칭구를 두고 이르는 말이다. 

 

그래서 부화가 은근히 치밀어 일케 얘기했다.

[둘이 싸우덜 말고 잘 살어 보라믄서 청둥오리를 구운것두  멕여보고 보약을 넣어 삶은것도

멕여보고 공기좋고 물좋고 분위기 좋은데도 데불고 다녀도 봤는디

시간과 돈만 터지고 병이 너무  깊었는지  백약이 무효이구

낳아준 부모두 워찌 못하고, 예식장에 함께 한 주례도 워찌 못하는디 우리가 뭘 어쩐대유 ?

부부 관계는 절대루 관여할게 못된다는 교훈만 얻었구만유 !]

 

그러구 며칠이 지났는디 야밤 중에 웬 뇨자의 전화가 왔다.

[ 업빠가 어떻게 저한테 이럴수가 있어요 ? 왜 제 얘기를 그렇게 나쁘게 하고 다니세요 ?

도와 주시지는 못할망정 이혼한 사람이 불쌍하지도 않아요 ?]

이게 무신 아닌 밤중에 홍두깨고 자다가 웬 날 벼락이람 ?

울먹이믄서 뭐라 말하는디 종종 잘못 걸려오는  또라이 뇨자 전화인줄 알고

성질을 꾹 참으믄서 전화를 끊었는데 또 온다.

[모야 ? 너 누군데...!]

[저 모르시겠어요 ? 명태 와이프였던....]

[허~억! 북어여 명태여 왜유 ?]  잠결이라 헷갈린다.

[ 아까 말씀 드렸잖아유 ?]

[알았어요. 담부터 입 다물고 암말 안 할테니 전화 끊어유 미안해유 !]

밑구녕 뚫어진 뻔뻔시런 양푼같은 뇨자 !

 

왜 ? 

뚫어진 양푼으로 얼굴을 가려봤자 뻔히 뵈니깐...

워메 미쵸 불겄네 !

 

잠이 확 달아나 버린다.

내가 없는 말을 한것도 아니고 동네 방네 돌아 다니믄서 내질르고 다닌 성격도 못되고

딱 한넘한티 한 말이였는디.... 글타믄 ?

 

모임에서 그 뇨자 말만듯고 친구 험담하는 넘이 있길래

양측 얘길듯고 말을 해야지 워치께 너는 그 뇨자랑 더 친하냐믄서

이혼한 칭구넘은 말수도 적고 챙피스럽다며 얼굴도 못들고 다니겠다고

모임에도 못 나오는디

그 뇨자는 전 남편의 선후배 사무실을 돌아 다니믄서 있는말 없는 말

칭구 험담하고 다니는 통에 화가 난 참이여서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라고 사실을 얘기한것 뿐이였는디

그 넘이 그 뇨자에게 가서 그걸 까발리다니...

 

좁아터진 차안에서 창문닫고 두넘이 앉아 가는디 지독스런 방귀 냄새가 날때

내가 그 일을 안 저질렀으믄 워떤 넘이 저질른겨 ?

그래서 물어 보지도 않았었다.

 

물에 빠죠 죽으믄 주둥아리만 물에 둥둥 떠다닐 넘 !

그 뒤부턴 그넘 앞에선 하던 말도 끊어 버리는 습관이 생겨 부렀다.

 

그넘이 누구냐 하믄 불륜도 사랑이다의 주인공이였는디

사고치다 마눌한티 들키깐

애걸 복걸해서 소개시켜준 칭구넘을 불어버려 소개시켜준 넘까지 혼쭐나게 만든 고런 넘이다.

그러함에도 지금도 자주 만나믄서 낄낄대고 있는디

칭구가 도대체 뭐길래 !

 

이혼한 넘이 재결합했다는 소문이 무성하더니

그들의 측근 소식통에 의하면 재결합이 확실다고 한다.

 

새 신발이

길 들여졌던 신발보다 불편했던 모양이다.

새 신발이를 신고 폴짝 폴짝 뛰어 보는게 훨 좋을듯 싶은디...

아마도 쓸수 읍써 버려진 불량품을 골랐었든 모양인갑다.

 

 

                 글 / 산골 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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