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자작글)

마지막 이별 여행.

서프란 2006. 7. 3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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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가던 경양식집.

이름은 [느티나무] 실내장식이 지극히 한국적이다.

그림, 소품들이 잊혀져 가는 우리네 것들로 장식되어 있고

음식맛도 괜찮고 정갈하다.

영업도 그래서인지 쏠쏠하게 되는 집이다.

여주인은 그 분위기 때문인지 몰라도 조용하고

다소곳한 느낌이 드는 그런 뇨자였다.

 

어느날 그집을 들렸더니 문이 굳게 잠겨져 있다.

그 문은 한동안 열릴줄을 몰랐다

 

주위의 잘 아는 이의 말을 빌리면

그집 내외는 학교 동아리에서 만났다고 했다.

남푠은 소설가 지망생이였고 뇨자는 시와 음악을 좋아하는 문학 소녀같은 뇨자,

누구나 그러하듯 젊은 날엔 그저 좋아하고 사랑하면 되는거지

사랑에 눈이 먼 그들에게 미래는 그리 소중한게 아니였을지도 모른다.

뇨자 집의 심한 반대에도 무릅쓰고 어려운 결혼을 해서

그들의 뜨거운 사랑을 대내외에 과시했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부러움을 산 커풀이였다고 했다.

 

막상 결혼을 하니

현실에 부닥치는 어려운일은 먹고 사는일.

남푠은 소설 쓰기위해 작품 구상한다며 허구한날 술에 취해 돌아 다니기 일수고

그 뇨자는 안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억척스럽게 일을 했고

그 덕분에 조그만 레스토랑 하나를 짓게 되었고 영업도 그런대로 잘되는 편이였는데

뒤늦게 세상살이에 두눈을 뜬 모양이였다.

 

고생스럽게 살아온 날들에 대한 억울함과 회한. 변화없는 남푠,

그래서 남푠과의 이혼을 결심하게 되고 수차례 이혼에 대해 서로 얘기가 있었고

그것은 곧잘 큰 싸움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그런 싸움이 계속되던 어느날,

남푠이 헤여지기 전에 결혼전의  아름다운 추억이 담겨있던 곳에 마지막으로

이별 여행이나 다녀 오자는 제의를 받게되고  

헤여지는 마당에 그것 한번 못 들어주랴 싶어 따라 나섰다고 한다.

 

그들은 그렇게  마지막 이별 여행을 떠났고

그들은 동해안 바닷속에에서 그렇게 차안에 죽은채로 발견되어 

구난차로 인양됐고

그집은 그래서 문이 굳게 잠겨 있었던거다.

 

그들의 죽음을 놓고 주위에서는 의견이 분분했었다.

계획된 거라는둥, 얘기가 잘 안되니까 홧김에 우발적을 그랬을거라는둥,

웬만하면 서방

t서방없는 셈 치고 그냥 살지 그랬냐는둥...

그러나 확실한건 두번 다시 갈수없는

마지막 여행이였던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사랑은 무엇이고

사는게 무엇이길래...

많은 것을 생각케 하는 사건이였다.

 

 

                        글 / 산골 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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