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는 골목길 어귀에 있는 담배가게 아자씨의 얼굴 모습이라 어디서 많이 본듯한 색깔없는 남자다. 흔히 볼수있는 얼굴을 지닌 덕분에 초딩에서 대학교의 등하교 길에 학교앞을 지나게 되면 곧잘 인사를 받게된다. 인사하는 사람들이 무안해 할까봐 인사를 잘 받아주게 되는데 그것이 습관처럼 돼버린 듯하다. 관공소에 볼일이 있어서 가도 예외는 아니다. 시내를 다니다 보면 30~40대 아줌씨들의 인사를 종종 받을때도 있는데 남들이 보면 요상한 생각도 할법하다. 제비족 대표 이사가 아닌가 하고.. 잘 하지 않으려 하지만 가끔씩하는 세시간 정도의 강의, 내 직업과 관련이 하나도 없는 강의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삶에 피가되고 살이되며 웃느라 눈물닦기 바쁘고 귀중한거라 노트하느라 정신없는 너구리의 명강의(?)를 들은 아줌씨로 보면 정확하다. 지난주 아들넘 면회를 다녀왔다. 부대 아들 동기넘도 함께 한자리다. 몇달 전부터 면회자중 부모에 한해서 차량을 가지고 부대내에 들어 갈수가 있다. 부대가 워낙 넓기 때문이다. 호숫가 방갈로 마루바닥에 자리를 잡고 가져간 음식을 굽고 ,치킨도 시키고 야유회 나온 기분이다. 더워서 그게 탈이지. 한켠에는 비상 대기중인 조종사도 보이고 호수 건너편 골프장엔 그 뜨거운데도 라운딩에 열심이다. 돈 줄테니 콩밭 좀 매라고 하면 다 달아나 버릴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쓴 웃음을 짓는다. 바깥 세상의 민간인 골프장에서는 날씨가 더워 부킹 컴펌하는 넘조차 하나없어 파리 날린다고 난리인데 확실히 군인들은(영관급 장교)다르다. 점심후 휴게실 플장, 볼링장, 수영장등이 있는 장소로 소화도 시키고 더위도 식힐겸 이동했다. 주차를 시키고 차에서 막 내리는데 군인으로 보이는 사복을 한 친구 둘이서 큰 소리로 구호를 외치며 경례를 한다. 워쩔겨 ! 높은 사람 특유의 경례(손이 어깨위로 올라가지 않는 거수경례)로 응수했다. 진짜 같은지 그 다음 두팀이 또... 아마도 단장이 새로 부임한지도 모르겠다. 별 하나면 우리 나이쯤 됐으려니...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니 관리병이 부리나케 밖으로 나갔다 오드만 허~얼! [아버님! 차를 단장님(원 스타)] 주차 자리에 대셨습니다.] 옆지기 한테 차를 다른데 주차시키라고 했다. 휴게실에 들려 옆지기에게 아들 넘 아이스 크림이나 사주라하고 서성대고 있는데 수영장에서 나오는 꼬마넘들마다 인사를 해댄다. 우쨔랴! 그래 잘 있었니 ? 수영 많이 했니 ? 등등으로 인사를 받아줄 수 밖에 ... 영내 거주 군인(파일럿포함)자녀들인데 즈네 아빠랑 같은부대 근무하는 아자씨 쯤으로 아는 모양이다. 볼링도 예약된 사람이 많이 밀려있어 못하고 포켓볼도 더워서 하다말고 앉아 있다가 시간이 다 되어 차를 끌고 나오는데 지나는 넘들마다 거수경례다. 이거 뭔 일이라냐? 부대로 애들을 돌려 보내고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우찌 이런 불가사의한 일이 전개 되었나 하고... 아뿔싸 ! 그거였구나 ! 하두 더워서 골프 바지에 닛트 웨어, 거기에다 부대(영내)에서 높은 사람이만 쓰고 다니는 썬글래스 (파일럿트 안경)를 쓰고 다녔으니 그 흔한 얼굴이라 어디서 많이 본듯한 얼굴에 그들은 당연히 부대의 높은 사람쯤으로 생각했을 법하다. 그려 ! 다음부턴 썬글래스 안 쓰고 가는 거여 ! 골프 바지두 안 입구, 닛트도 안 입는겨 ! 글/ 산골 너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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