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자작글)

야 ! 너 변태냐 ?

서프란 2006. 7. 2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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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시절 건설현장에 근무할때
하숙을 하게 되었는데 일부러 그집에 들어간게 아니고
하숙할만한 곳을 찾다 봉께 그 집밖에 읍서 그집에 머물게 되었다.
그 하숙집에는 키가 자그마하고 벨로 귀엽지도 않은 딸래미가 뇨자 항개가 있었는디
고교를 졸업하고 같은 현장 사무실에 근무하고 있었다.

어느날 퇴근후 강릉 시내에 볼일을 보고오니 잘익은 강냉이와
삶은 감자가 방에 놓여있다.
참으로 맛있게 잘 묵었다.

그 이튿날 하숙집 아주머니에게 그릇을 돌려주며
[아주 맛있게 잘 묵었습니다.고맙습니다.]
그래야 또 줄거 아닌가 ? 근디 아주머니는
[????? !!!!!! 우리 딸이 준 모양이구만 ....]

그후 거의 하루 걸러 계속주는디 양도 점점 많아진다.
그것도 한 두번 묵어야 맛이 있지 하루 이틀도 아니고 계속 묵으니
질리기 시작혀서 그 처자한티 일케 얘기했다.
[강냉이 혀고 감자 그만 갖다 줘유. ]

[???? !!!!!!!!]

그 다음날 또 들어 왔는디 쪽지가 항개와 함께 갖다 놨다.
읽어 봉께 거기엔 일케 써 있었다.
[미안해 하시지 말고 적으면 더 말씀 하세요.
우리 사이에 미안할께 뭐가 있겠어요 ? - 향숙 -]
오메 ! 미쵸 불겄네.
그 뒤부터 항개도 안 묵고 도로 내놨다.
그 뇨자는 삐져서 사무실에서 눈길조차 안 준다.

그러던 어느날부터 우렁이 각시가 항개 생긴것이다.
쉬는 날, 내복 세탁을 할려고 세탁물을 찾으려다 깜짝 놀랬다.
빨려던 빤쮸까지 세탁혀서 건조시켜 곱게 접어 놓은게 아닌가 ?
이걸 워쪈디야 ? 또 함 물어봐야 혀, 아님 말어 ?
내 빤쮸 빨아 놨느냐고 묻는다는게 워찌 그리 남사시러븐지,
에이 ! 몰러.

고민이 생겨 부렀다. 빤쮸 안 입고 살수도 읍고 워쩐다냐 ?
안 갈아 입고 일년내내 입을수도 읍고...

강릉 시내 메리야스 집에 들려 기똥찬걸 생각혀 냈다.
7 가지 여성용 무지개 빤쮸,
그려 빤쮸 빨래두 남시시럽구 가격도 저렴혀고 하루입고 버리능겨! 앗싸 !
그려서 그걸 입게 돼 부렀는디, 입어봉께 촉감은 좋은디 우째 궁뎅이 반 밖에 안 결쳐진다.
그려 다음엔 젤 큰걸루 달래야지.
근디 큰 것두 매 한가지다. 뇨자들 궁둥짝이 엄청 큰줄 알았는디 워찌된 일인겨 ?
하는수 읍지 뭐, 아쉬운대로 입고 살아야지 노 빤쮸보다 낫잖여 ?

그렇게 그걸 걸치고 사는 워느날.
샤워실에서 샤워를 할려구 막 옷을 벗으려 혀는디
과장이 같이 샤워를 혀 보겄다고 들어 왔다.
한참 내 빤쮸를 아래 위로 뒤로 쳐다본다.
요상한 부분에는 장미꽃 그림은 있지 , 즈네 옆지기도 그런거 입은걸 못 봤나 보다.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한참을 쳐다보다 혀는말,

[ 야! 너 변태냐 ?]

허~억
왜 그 생각을 못 혔을까 ?
변명아닌 설명을 하기위해 술까정 사야만 혔다.
변태 소리까정 듣게하는 그 뇨자가 미워지기 시작현다.
이번엔 내가 삐져 말 안했다.

그런 세월이 1 년이 다 돼갈 무렵 본사로 발령이 나서 떠나오던 날
그녀가 선물이라고 눈엔 눈물이 그렁 그렁 혀가지고
나에게 뭘 주고 밖으로 나갔는디 아마두 혼자 울러 갔을거다.

서울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긍금혀서 보았드만
그넘에 빤쮸 석장이 곱게 접혀 포장이 돼 있었다.
그 넘에 빤쮸 ! 아아 징그럽다.

그려 !
강냉이두 안 묵고 감자두 안 묵고
이제부터 노 빤쮸로 가는거여.



글 / 산골 너구리.

 

 

      봉숭아 - 양 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