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의 언어중에 죽겠네를 곧잘 사용한다.
기분이 째지도록 좋아도 죽고, 기분이 나뻐도, 힘들어도 죽고
살아남을 넘 하나도 읍쓸것 같다,
그런데도 멀쩡하게도 죽지도 않고 잘만 살아서 나 댕긴다.
그래서 모두 헛말이라 생각했건만 그말이 사실일줄이야 !
허긴 복권이 당첨돼서,또는 스포츠 중계보다가 죽는 사람이가 있다는소릴
들어 보기도 현것 같다.
어느날 어드런 분한티 딸랑이 결혼식 접수를 봐 달라고 부탁을 받았다.
상고나 상대 출신 다 놔두고 너구리 보고 왜 접수를 봐 달라는겨?
개인적으로 무조건 아니 되옵니다 하고 싶건만
배꼽 친구의 아버님인지라 거절을 못했다.
너구리가 젤 싫어하는 사람이는 욕심많고 의심많은 사람이다.
욕심읍는 사람이가 워디 있으랴만 욕심이 도에 지나치고 의심이 많은 사람인디,
의심이 많아 사촌도 못 믿고 조카도 못 믿어 너구리 양심과 의리 있는건 워치케 알아 갖고
금쪽같은 너구리 하루를 작살 낼려고 작정혀신겨 ?
결혼식 날 아침,
배꼽친구의 형님으로 부터 급히 와달라는 전화를 받고 가봉께
혼주이신 그 어른이 고민하던 노처녀 딸의 결혼이 꿈만같이 좋았던지
심장 마비를 일으켜 새벽녘에 돌아 가셨다고 현다.
호사 다마란 이럴때를 두고 하는 말인 갑다.
몇몇의 친지분이 모여 숙의를 하고 있는디
결혼식은 뒤로 미루고 장례식을 치루자 하는 사람과
결혼식을 치루고 장례를 모시자는 측과 합의가 도출이 되지 않아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래서 너구리가 결혼식을 진행하고 곧 바로 장례를 모셔야 되는 이유를 설명하고
우선 신부는 아직 돌아 가신걸 모른다 하여 급히 신부 화장하라 내쫓아 불고
신부 아버지는 대학병원 영안실로 모시고 아침부터 정신이 항개두 읍다.
뒤로 미룰수 읍는 이유는 두가지였다.
신부의 나이가 워낙 많아 가까스로 이루워진 이번 혼사가 깨질수도 있는디
만약에 뒤로 미뤄 혼사가 깨진다믄 책음질 사람 손 들어 보시고
그 다음 큰 아들 양반이 서울에서 젤존 회사에 중역인디 아는 사람많아 연락혀서
새벽밥도 못 묵고 내려오고 있을 판인디 고거 깔끔혀게
수습할 사람 손들어 보시라 혔드만 모다 꼬랑지 내려 불길래
한 마디 더 보탰다.
돌아가신 신부 아버님도 이렇게 하시길 원하실거라고...
역쉬 선견지명이 있으셔서 너구리를 집사장으로 임명했든겨 !
예식이 진행되는데
찾아드는 손님들한데 이왕 내려온거 온길에 장례식에 참석하고 가라고
일일이 설명혈라니 쪼께 이상혀기도 현디 그래도 우쨔랴 !
거그다 오는 손님 밥 굶길수 읍스닝께 밥 묵을데 일러주랴, 정신이 항개두 읍다.
식장안엔 웃음 바다다.
신부와 신랑이 아무 영문도 모린채 좋아서리 싱글 벙글 웃어대니
워떤 푼시읍는 아낙이
[노처녀 노총각이가 시집 장가 강께,
워메 ! 좋아 죽겄네. 웃능거 봉께 첫딸 낳겄어.]라고 혀서란다.
그렇게 신혼 여행을 떠나 보내고 점심도 제대로 묵지 못한채
영안실로 직행,
너구리의 금쪽같은 4 일간의 시간이 뭉개져 버렸었다.
한 세월이 지난 지금
그때의 신랑 신부는 아들딸 낳고 욜시미 잘 살고 있다.
지나고 보니 그때의 그 결정이 잘한 결정이였다는 생각이 들고
살다 보면
일의 선후 결정여하에 따라 많은사람이 시간 낭비와 불편을
겪을수도 있고 그러하지 않을수도 있음을 알게된 계기이기도 했었다.
글 / 산골 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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