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인물 뜯어먹고 사는거 아니고 사람 심성만 고우면 된다라는
말을 종종 듣게된다.
그건 심성 착한게 제일이라는걸 강조하기 위해
외모는 아무래도 괜찮다는 수식어를 앞에 붙여 놓은것에 불과하고
진정 그리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거개가 입에 발린 소리다.
울 옆집 아줌씨도 그 말을 늘상 입에 달고 다니는데
그러면 맨 얼굴로 다니지 허구 헌날 날 화장품은 덕지 덕지 바르고
거기다가 립스틱까정 짙게 바르고 댕기는 이유는 무신 까닭일까?
만약에 며느리, 사위,상대 배우자를 선택하게 될때
인물 안 따지겠다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몹씨도 궁굼하다.
친구넘 항개가
처가집이 지방 소도시인데 어느날 부터인가
처가집에 가면 장모님 표정이 말씀이 아니여서 옆지기 한테
병원좀 모시고 가보라고 내려 보냈드만 다녀와서 하는말이
어디가 아픈게 아니라 강 서방만 내려왔다 가면
가르킬 만큼 가르쳐서 왜 재취자리로 시집을 보냈는지 이해할수 없다는
동네 아줌씨들 주둥아리 등살에 심기가 불편해 좌불안석 표정이 그랬다고 한단다.
워찌그리 남의 일에 관심들이 많은겨?
그도 그럴것이 34 살때부터 시작된 대머리가 주변 머리밖에 없고 머리까지 희끗 희끗하니
이걸 우짜랴 ! 누군 대머리 되고 싶어 됐나 ?
그 강가넘은 그후로부터 처가집에 내려가질 않았다.
속이 상한 장모님은 궁여지책 끝에 거금을 들여
가발을 보내 주기에 이르렀는데 그래도 안 내려간다.
한날은 물어 봤다.
[ 가발까지 해 보냈는데 안 가면 서운하다고 안 하시겠냐 ? 한번 내려가 보지!]
[가 뵙고야 싶지. 그게.... 만약에 내가 내려가면 그 동네 안 뒤집히겄냐 ?
장모님 하고 옆지기 따따블로 욕 먹을것 같아 못 내려 간다야 !]
[ 왜 ?]
[ 생각해 봐라. 가발을 써 봉께 내가 봐도 딴 사람으로 보이는디,
내가 거기 나타나면 그 뇨자들 뭐라 하겄냐 ? 한 동안 안 보이드만 영감태기 뒈지고 새것 읃었다고
난리 부르스를 떨 판인디 워찌 거길 가겄냐 ?]
그 말이 어찌나 웃음이 나오든지... 같이 웃긴 웃지만 그속(심정)은 오죽하랴.
그렇게 못 내려가고 장인 장모님이 올라 오시다가
돌아 가시게 되어 그때만 할수없이 내려 갔었다.
얼마전 포구로 그넘 부부와 같이 바람도 쐬고 회도 먹을겸 갔었는데
뇨자들은 다른 볼일을 보고 그넘과 함께 나란히 걷는데 회집 아줌씨가 하는말
[ 할아버지! 여기 싸게 잘 해드릴께 이리 와요. 얼릉?]
주위를 둘러 봐도 우리 둘밖에 없다.
[저 여자 우리보구 하는 소리같다? ]란 말에
그넘 하는말
[내버려둬 ! 저 집구석 문 닫는거 시간 문제일거 같다.]
친구넘들이 대머리라고 놀려대도 화 한번 안내고
대머리 되는데 느네가 보태준게 있느냐고 웃으며 응수하는 너그러운 넘이다.
72 세의 영감님이 자리를 양보해 주더라는 말에
너구리는 충격을 받아 밥맛조차 잃었건만
개의치 않고 유유자적하는 그 마음이
여유롭게만 보여 부럽기만 하다.
글 / 산골 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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