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글에
명문대를 졸업하고 잘 나가던 사람이 별 볼일없이 돼 버렸는데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비난섞인 글이였다.
남의 얘기라고 그렇게 쉽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인지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어느 누가 자기 가족과 자기의 삶을 소홀히 하고 싶었겠는가 ?
심한 화상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이 그 화상의 고통스러움을 어찌 안다고...
우리는 노숙자를 무능력의 대표선수쯤으로 알고 있다.
남의 일이여서 그저 짐작으로 그리 생각하는듯 하다.
그러나
사람의 일은 노력만으로 안 되는 일도 많은지라
본인의 입장이 돼 보지않고 쉽게 남의 말한다는 것은 좀 그렇다고 본다.
그걸 입찬 소리라 한다든가 ?.
몇해전 겨울,
늦은밤에 역에 볼일이 있어 들렸었데
대합실에 노숙자로 보이는 이가 외국신문(타임즈지)를 열심히 보고 있는모습이 눈길을 끈다.
곁에 가서 말을 붙여보니
읽기도 하고 이불삼아 덮기도 하는 것이였고
2~3 일 지난 신문인데 돈주고 사보는게 아니고
지난 신문이라 신문 파는데서 얻어 보는거라며 난척하기 위해 그 신문을 보는게 아니라
국내사정에 관심조차 없기 때문이라 한다.
저녁은 먹었느냐 했더니 밤 열한시가 넘었는데도 안 먹었다고 한다.
데리고 나와 식사를 하며
말문을 열지 않으려하는 그를 마음을 어렵사리 열게해서 얘길듣게 되는데
IMF 의 여파와 대 기업과의 경쟁에 깨져 124억의 부도를 내고 집안은 풍비 박산,
임금 체불은 물론 걸린게 한 두가지가 아니고 대책이 무대책이다.
경제사범,거기에다 사채를 쓴게 잘못돼 사기로까지 고소돼 기소중지 상태라
외국에는 나갈수 없고 외국에 나가 살수도 없는 형편이라 한다.
남들은 뒤로 챙겨 놓기도 잘 하드만...
어떤이들은 그걸 능력이라고도 말들 하지만 글쎄다.
이기적인 동물적 사고가 아닌 인간적인 사고에서 기인된 결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그 사람인들 침몰 돼가는 배에서 뛰어 내리고 싶은 생각이 왜 없었겠는가.
선장으로의 최선을 다한 결과였으리라.
그곳의 노숙자들중 고 학력자이고 잘 나가던 사람이 절반 가까이 된다고 한다.
돈이 있을땐 주위에 사람이 많다가도 빈털털이가 된 지금
그의 곁엔 도움의 손길이 끊어진 상태였다.
그게 세상 인심이다.
힘든 일은 몸에 배지않아 못하지만 일할만한 곳도 없고
교도소에 들어 가자니 겁은 나고...
쫓기는 몸이라 그곳에도 오래 머무를 처지가 못된다 하더니
며칠후 그를 만나러 갔을땐 그는 그곳에 없었다.
종(種)의 기원(起原)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살아남는 것은 머리가 좋은자도 아니고 힘이 센자도 아니며
변화되는 환경에 빨리 적응할 수 있는자라고...
그말에 수긍하면서도 난 이런 생각을 해본다.
같은 종일지라도 성장과 죽음은 장소에 따라 달리하는데
머무르는 장소든 태어나는 장소이든 어쩌면 대자연의 섭리일거라고...
많은 사람들이
나폴레옹의 [내 사전에는 불가능이 없다]란 말을 잘 알고 있지만
그가 죽음을 맞으며 [ 내 운명은 여기서 끝나고 마는가 ?]라는
말을 남긴 것을 아는이도 그리 많지 않은것 같다.
가족과 함께
따뜻한 밥에 등 붙이고 누울곳이 있으니
너구리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열심히 살아 가야겠다.
글 / 산골 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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