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자작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

서프란 2006. 6. 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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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란  말이 한동안 유행했었다.

 

말만 그런게 아니라 그걸 입증이라도 하듯

올해 98 세의 연세에 너구리도 버거워할 짐을 지게에 지고

산고개를 넘고 있다.

 

그분은 어찌하여 그 연세에 힘들고 버거운 

그토록 질박한 삶을 살고 있는건가 ?

 

그분은 너구리의 먼 친척 아저씨벌 되는 분이다.

17 살에 결혼하여 생산을 시작하였으나 원래 우리 집안인 손이 귀한 탓인지

그 분도 생산 라인이 이상이 생겨 딸 둘만 낳고 스돕쁘가 되었다.

그래서 동생의 큰 아들을 양자로 받아 들여 뒷 바라지를 하게 됐는데

대학은 물론  국비이긴 하지만 유럽쪽

유학으로 박사 학위까지 취득하고 좋은 직장에 취업하여 여태 근무중이다.

결혼시켜 손자를 보게 됐는데 보고 싶다고 데리고 오라하면

화장실이 푸세식이라 못 온다 하고 

돈 들여 화장실 고쳐 놓으니 애들 학원 때문에 못 오신다나?

그 뒤는 안 봐도 비디오다.

 

아줌씨가 뇌졸증으로 쓰러져 식물인간이 되다시피 해서

2 년을 앓다 돌아 가시니

그분 연세 68세.

딸 둘이 걱정이 돼서 오갈데 없는 아낙을 월 거금을 주기로 하고 살림 좀 해 드리라고 혔다.

근디 2~3 년 지나면서 그 집의 생산라인이  재가동 되기 시작했던 거다.

 

그분 세73세.살림 거들어 주려온 아줌씨 42세에 그것두 아들을 생산,

아주 센세이셔날한 씨추레이션이 연출된 거다.

딸 둘은 자기 동생뻘 되는 뇨자를 새 엄마로 맞게 된다.

그분은 그것도 부족해서 연타로 또 아들,그래서 아들 둘을 두었다.

얼마나 한이 맺혔으면...

아들들은 벌써 하나는 군복무 중이고 하나는 대학교에 다니고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절설을 남기시고 아이낳기 장려운동을 예견하야

미리 앞장서서 솔선 수범하신 양반이다.

 

그래서

그넘들 장가가는 모습이라도 보고 접픈 마음에

아프고 시포도 못 아프고 죽고 시포두 못 죽는

질박한 삶을 정신력으로 그렇게 살고 있었던거다.

 

한 날은 친구들에게 그 얘길 했드니

한 넘이 그게 가능하냐고 반문한다.

옆에 있던 개살구같은 넘이 워디서 주워들은 것은 있어 시어터진 한 마디,

[야!  그건 빈 벼 짚단만 들수 있으면 된다는겨 !]

그러자 또 한넘은

[야 ! 문지방 넘어설 기운만 있으면 된다더라야 !]

가만히 듣다가 너구리가 한마디 내 질러 부렀다.

[되긴 뭐가 되냐 ?  이 빙신들아 ! 느네들 하나같이 씨없는 수박들이잖어 ? 

다람쥐 헛 바퀴, 말짱 헛일여 !  벌써 치매 온거냐?]

 

사랑.

아니 삶 자체가 위로의 말이 아니라

정말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건지도 모를 일이다.

 

                  글 / 산골 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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