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자작글)

뭔 전화여 ...

서프란 2006. 3. 3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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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엑스포 행사 시작 3~4개월전 무렵부터

집으로 아주 불편한 전화가 걸려 오기 시작했다.

미국, 캐나다, 호주 , 세계 각국으로 부터의 전화다.

 

우리집 전화가 모 호텔 대표 전화랑 국번만 하나가 틀린다.

호텔예약의 전화가 폭주해서인지 자동 교환기에 에라가

나는 모양이였다.

 

어느날 전화가 왔다.

[헬로 ?]

또 누가 장난하는 줄 알았다.

[? ? ? ? ?]

영어를 입에 달고 사는것도 아니고 당황할 수 밖에...

대답이라곤 NO 로 시작 해서 NO 로 끝났다.

또 한통의 전화가 왔다.

여자인데 캐나다라고 한다. 호텔 컴펌 때문이라나 뭐래나,

[플리스, 저스트 모먼....(트).]이라 우선 대답해 놓고

여보 당신 친구 전화야 하면서 옆지기한데 전화를 건넸다.

귀에다 수화기를 대자마자 고슴도치 만진것 마냥 화들짝 놀라며 기겁을 한다.

뜨거운 감자일수 밖에...

가까스로 그저 쬐끔 아는 콩글리시로 호텔 전화번호를 일러줬다.

그런데 그게 한 두통이여야지, 일러준들 소용도 없다. 오접때문에

다시 걸려오고 또 오고...

그 번호 말고 다른 번호 좀 일러 달라고 호텔에 다시 전화를 했다.

그러고 나서 두번씩 겹처서 다시 오는 전화는 사라졌지만

10 시 넘어 오는 전화는 사람 신경질 날 정도다.(시차 땜시)

궁여지책으로 전화를 호텔로 착신으로 돌려 놨드니

편한 잠을 잘 수 있었다.

밤 10 시 이전까지는 본의 아니게 과중한 교환(?) 업무에 시달려야 했다.

친구 넘들이 느네집 전화 번호 바꿨느냐고 만나는 넘 마다 묻는다.

[야 ! 누르는 대로 전화 간다. 돋보기 쓰고 정확히 눌러라. 알겠냐 ?]

 

언제 한번 호텔에 방문해 주시면 특별히 모시겠다고 한다.

잠자리만 바뀌면 잠 못자는데  집 놔두고 호텔은 무신 호텔이람 ....

후일 도꾜에 사는 일본인 친구 두넘이 와서 그곳을 방문, 나 땜시

후한 대접(호사를)을 받고 갔다.

 

어느날,

공장을 증축할려고 사놓은 땅 한켠에 옆지기랑 고추 몇 포기를 심고 있는데

요상한 전화가 왔다.

다짜 고짜

[ 자기야 ? 왜 전화도 없고 그래 !]

요것 봐라 ?  장난기가 발동 한다.

[응. 바뻐서.]

어라 ? 대꾸를 하네 ?

[뭐가 그리 바뻐 ?]

[응, 요즘 농장일 때문에 조금 바빠. 지금도 농장에 와 있어.]

[어머. 농장도 있어. 왜 말  안했어 ?]

[응. 그게 무슨 자랑이라고 떠벌려.]

아무리 멍청해도 자기 앤인지 아닌지 전화 목소리라도 분간조차 못하냐 ? 

전입가경이다.

[자기야 ! 지난번 미치도록 엄청 좋았어. 자기도 그랬어?].

이건 또 뭔 소린가 ?  외국인하고도 통화를 한넘이 이 정도쯤이야 대화 못할소냐.

[응. 나도 그랬어. 미쳐 죽는 줄 알았어.]

[호! 호 !호!]

개뿔이나 뭐가 호호호 라는건지 !

[어이 ? 자기!  바탐섬 4 박 5일 어때 ?]

[ 거기가 어딘데 ?]

[외국.]

[외국씩이나? 끝내 주겠다.]

[ 나, 바쁘니까 끊어. 이따 거기서 만나서 자세히 얘기해.]

[응. 알았어.]

지가 알긴 뭘 알어.   에이 !  둘이 박 터지게 싸우다가 찢어져 버려라.

 

옆지기가 물그러미 통화하는 걸 지켜 보더니 하는말.

[누구야 ?]

[ 몰러 , 맛이 갔나버. 즈네 앤 목소리도 몰라보고...잘 못온 전화여 .]

[싱겁기는...]

옆지기는 가끔 있는 일이라 대수롭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살다보면

웃기는 일도 더러 있는것 같다.

 

                    글/ 산골 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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