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자작글)

유혹의 덫.[1]

서프란 2006. 3. 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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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년의 각고끝에

얻어낸 발명 특허와 의장등록이 I M F 의 직격탄에

대박의 꿈이 물거품이 될 무렵의 어느늦은 오후.

물에 빠진 어느 여인을 건져내는 불상사를 맞게 된다.

 

사업을 접느냐  마느냐의 기로에서

답답한 마음에 대청댐 물가로 바람을 쐬러 가는데 

인적이 드문 한적한 곳에 다다렀을무렵

웬 여자옆에 화장지가 수북히 쌓여 있다. 무엇이 그리도 서러운지...

 

카드 때문에 자살하는 사람이 많이 보도될때라

사이드 밀러로 유심히 살피며 서행하는데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진다.

물로 뛰어든 거다.

가까스로 건져 어깨에 메고 올라 오는데 마음은 급하고 언덕은 가파러서

올라오면 내려가고 올라 오면 미끄러져 내려가고

그렇게 겨우 올라와 차에 내려 놓고 보니 의식을 잃은건 아니다.

병원은 싫다고 하여 나 부터 사무실에 들려 옷부터 바꿔입고

읍내에서 청심환 두알, 그리고 싼 옷이나마  갈아 입힐 옷을 사게 되는데

옆지기 옷도 안 사본 넘이  싸이즈가 뭔지를 알아야지... 

대충 달라하여 사무실에 가서 갈아 입으라고 하니 대답이 없다.

그렇다고 여관으로 데리고 갈수도 없고...

인적이 드문 곳에 가서 어둠이 내릴 무렵이라

갈아 입으라고 차안에 남겨둔채 조금 떨어진 곳에서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기다린다.

여자 옷 갈아 입히는게 그렇게 힘든 줄 몰랐다.

 

차에 시동을 걸고 집이 어디냐 물어도 대답이 없고

무슨 말을 해도 대답이 없다.

사람 지날때를 기다려 뛰어든 것으로 보아 진정 죽고싶은  마음은 아니였지 싶었다.

 

인생은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다,돈이란 있다가도 없고

없다해도 때가 되면 벌기도 하고  등등...

나 혼자만의 독백이다.

소낙비 맞은 중이 따로 없고   또라이가 따로 없다.

 

배가 고파 다다른 곳은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하는 어느 산골의 올갱이 국밥집이다.

밝은 불빛에 그때야 비로소  그녀의 나이를 가눔해 본다. 사십 전후로 보인다.

밥은 안 먹고 올갱이 국만 두 그릇,  물도 많이 먹었을텐데 잘도 먹는다.

(그뒤 알았지만 3 일째 아무것도 안 먹었다고 했다.)

집으로 데려다 줄테니 어디로 가느냐 물었더니

그제야 말문이 트이는데

[아까 거기로..]

[아까 거기 , 어디 ?]

[물에 빠졌던데..!]

황당하다. 이런 미친 여푠 ? 정말 미친 여잔줄 알았다.그때 그 순간은...

[왜 가는데 ?]

[차가 거기 있어 !]

[어라 ? 죽다 살았다고 보이는게 읍나 말트네 ?]

그곳엔 흰색 찝차가 어둠속에 서 있었다.

젖은 옷을 챙겨주며 안 죽고 잘 살고 있는지 확인좀 하게

전화 번호를 알려 달라고 하고 가는 차량 뒤를 조심스럽게

한 동안 따라 붙었었다.

 

그 무엇이 그를 죽음의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는걸까 ?

 

Johnny Dorelli/L'immensita(눈물속에 피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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