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자작글)

유혹의 덫.[3]

서프란 2006. 3. 11.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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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월이 됐을무렵 다시 전화를 했다.
잘 지내느냐고 했더니
힘은 들어도 그런대로 재미도 있고 보람도 느낀다며
너무 세상을 모르고 살았다고 했다. 철이 들어가는 모양이다.
그러면서 전화라도 하고 살면 안 되겠냐고 한다.
안 된다고 했다. 전화 번호를 알려 달라는 줄로 알고...

그러나
그때는 이미 내 전화번호, 이름까지 알고 있었다.
발신자 무표시가 의미없는 일인줄 조차 모르고 있었으니 멍청하다 할수밖에...
젖은 내 옷을 갈아 입을때 우리 회사에 같이갔던 것과
찾기가 매우 쉬운 길 옆에 있음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고
그래도 그 경황에 기억을 하랴 싶었든거다.

[그렇게 열심히 산다하니 좋다.그리고 내 인생, 네인생 따로 있으니
내 인생 바쁜길 막아서지 말고 열심히 살다보면 좋은일도 있을거다.
전화하지 말기다. 전화해도 안 받는다, 알았지 ?]

몇달이 지난 여름날,
친구 세넘들이 부부동반으로 대천으로 3 박4 일 피서를 갔다.
마지막날 밤, 머스마들 끼리 얘기끝에 물에 빠졌던 맹순이 얘기를 꺼냈다.
한 친구가 말한다.
[ 야 ! 너는 복도 많다.]
[웃기는 넘 ! 내가 걔랑 살 섞고 사는 처지드냐 ?]

그 다음날.
엊 저녁 얘기가 생각이나 맹순이 에게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기는 하는데 아무말이 없어 끊었다.
인천에 급한 볼일이 있어 고속도로를 막 들어서는데 전화가 온다.
울먹이는 소리로
[오빠 나 만나야 돼 ! 안 만나주면 나 죽을지도 몰라 !]
협박인지 애원인지..
[나 바뻐. 인천 가야 돼.]
[옆에 아무도 없으면 같이가.]
[알았어. 모모 톨 게이트로 나와 기다릴께..]
한 시간이나 넘게걸려 도착을 했고 도로공사 사무실에 양해를 구해
차를 주차 시키고 출발을 했다.

아니 이게 웬일인가 ?
으앙 하더니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한다.
황당하고 난감하기 이를데 없고 운전조차 제대로 할수가 없다.
그 많은 눈물은 어디서 나오는 건지...
한 20 분을 울드만 띄엄 띄엄 말을 이어나간다.
요구르트 장사 하는것을 남편 직장동료가 보고 회사사람들에게 얘기해
소문이 나고 남편이 알게 돼 남편 망신시킨다고 싸움이 시작돼서
할말 못할 말 끝에 양주병을 던지고
그병에 맞아 갈비뼈가 두개 부러져 입원하고
얘들 학교 때문에 서울에서 친정 어머니가 오시고
오빠들까지 알게 되어 난리가 한바탕 났다고 한다.

[미안하다. 내가 괜한 짓을 했어.]
난 그말 밖에 할수가 없었다.

얘기는계속된다.
사남매중 막내 고명딸,부녀지간의 애틋했던 정,
친구가 없어 아빠랑 마사리쪽 라이브 카페에 갔던일,
그것이 얼마나 아빠를 욕되게 한것인지를 돌아가신 뒤에야 알게 됐고 후회스럽다고 했다.

(부녀지간인줄 모르고 늙은이가 돈이 많아 젊은것 데리고 다닌다고 하는 ...) 
이혼을 예견하고 애들하고 먹고 살라고 강남에 있는 상가를 부동산 신탁에 맡겨
남편 월급의 5 배가 넘는 돈이
매월 맹순이 통장으로 들어오게 하고 돌아 가셨다고 했다.
그걸 오빠들이 알게 됐고 오빠들이 유산을 훨씬 더 받았음에도
그것 때문에 오빠들과의 관계도 소원해졌다고 했다.

아빠와 닮은 면이 많다면서 아빠같은 오빠가 돼 줄수 없느냐고 한다.
아빠에 대한 그리움이 나에게로 옮겨 오는건가 ?
난 친정 아빠같은 재력가도 아닌데 뭐라 대답햐야 되는건지...!

돌아 오는길,
가다가 모텔 있으면 들렸다 가자고 한다.
허억 ! 나를 유혹을 하는건가 ? 아니면 시험해 보자는건가 ?
한 동안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왜 그래 !. 샤워 좀 하고 갈려구 그러는데...]
[ ? ]
그랬었지! 대중 목욕탕에 못 간다고 한걸 깜빡 잊엇던거다.
그래도 난감하긴 매 한가지, 벌건 대낮에 외간 여자랑 모텔에 가다니..
난생 처음이다.
어찌하다 보디 가드(친정 아빠) 노릇까지 했다.

그뒤 몇번의 만남이 지속됐는데
피 안 섞인 남녀간에 자주 만나다 보니 맹순이가 여자로 보이기 시작한다.
눈을 마주치면 눈길을 돌리게 되고...
그래서 묘안을 생각해 낸것이 맹순이 남편 왕따 시키기 작전이였다.
서울 강남에서 영어학원하는 맹순이 친구에게 부탁도 하고
조기유학 알선하는 곳을 물색도 하고

그래서 다행히 맹순이 친구의 인척이 시드니에 살고있어
어렵잖게 호주로 떠나게 됐다.

맹순이 남편이
떨어져 있다보면 떠나버린 빈자리 때문에 아내의 그리움도 생길것 같고
어쩌면 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남편을 기러기 아빠로 만들고
애들한테도 좋고 일거양득일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떠나기 이틀전 인천 공항까지 태워다 달라고 전화가 왔다.
세상에나 ! 그게 어디 내가 나설 자리던가 ? 철딱서니 없기는...
남편이 안 갈거라고...
자식이 떠나는데 안 간다면 그게 어디 인간이겠는가 ?


[그곳에 가서 살만 하거들랑 그곳에 아주 눌러 살아라.
건강해야 돼 ! 아프지 말고,,.]

그렇게 떠나갔다. 시드니로...

 

                    [끝] 

                        글/ 산골 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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