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업무와 상관없는 손님이 찾아왔다.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 여자가 모 대학교의 학생증을 제시하며
유학중이며 학비와 생활비를 보태려고 한다며
우크라이나 토속적인 (토산품 비슷한)문양을 이용한 소품을
팔아 달라고 한다.
그냥 보낼순 없지 않은가 ?
약간의 돈을 주었드니 꽤나 비쌀듯한 물건을 내놓는다.
그걸 사라는줄 알고 그냥가라 했드니 그돈이면 이걸 줘야한다고 한다.
안받아도 된다며 그냥가라 했건만 향기나는 핸드폰고리 라도
받으라며 그냥 놓고 간다.
옆 사무실 친구가 들려 책상위에 놓인 고리를 보며 하는말이
[야 그거 얼마줬냐 ? 그거 지하 상가에서 천원에 팔든데 오천원 달라길래
천원 주고 놓고 가라고 했다]며 너는 또 당했을거라고...
조롱인지 자랑인지...
그게 어디 내게 필요해서 사는 물건이든가 ?
깍고 말고 하게...
화가 나서 한마디했다.
[야 인간아, 느네집에선 아무데나 계산기 들이대냐 ?]
그친구는 그게 그렇게 큰 욕인줄 조차 모를게다.
어느날엔가
몽고에서 왔고 봉사활동 중이며
도와 주시면 고맙겠다고 아주 서툰 한국말을 한다.
컴 앞에서 하던 업무점검을 대충 마무리하고 고개를 돌려
쳐다보는 순간 무척 놀랐다.
그여인이 그렇게도 예쁠수가 없었다.
흑인도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다는걸 처음 알았다.
그리고 몽골이 아니고 아프리카 봉고에서 왔다는걸...
놀라움은 계속된다.
내밀고 있는 A4 용지에 아무개 얼마 싸인, 홍길동 얼마 싸인.
그밑에 골판지까지 붙였다.
그누가 간접 강요 하는것을 가르쳤단 말인가 !
뻔한일...배후가 의심스럽다.
그 여자 어깨너머로 뭔가 보인다. 시커먼데 하얗게...
(밝은쪽 창가에라서..)
그건 두꺼운 입술사이로 보이는 이빨과
눈동자 보다 면적이 훨씬 넓은 흰자위의 흑인 남자다.
어쩌면 이렇게도 남자와 여자가 극에서 극을 달리나!
세번째의 놀라움이다.
봉사는 무신 봉사...?
그래도 어쩌랴! 우리집에 온 손님인걸 !
우리네 인생은
억겁의 세월속에 찰나이고
가녀린 풀잎에 매달린 아침 이슬 같은데
그 스쳐 지나가는 인연에도
떨떠름함, 안스러움,안타까움의 여운은 남는다.
그런것도 부질없는 마음속 욕심 때문일텐데..
용기네 충청방엔
먼길 마다않고 폭설 피해지역에
마음도 모자라
시린 손을 호호불며
잠시나마 몸까지도 내어 주고온 고운님 들이 있다.
나는 몸까지는 아니더라도
마음을 내 주는거라도 배워야겠다.
내어 줄수록 부자가 되는것은 마음인가 보다.
산골 너구리( 서프란)
출처 : 살다보면 (2)
글쓴이 : 서프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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