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자작글)

[스크랩] 살다 보면...(1)

서프란 2006. 1. 7. 18:35

살다보면
우리는 여러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오래전 친구의 권유로 보이스카웃 지도자 교육을 받고
각종 큰행사에 간간이 참석하다 보니 외국인 친구들도 알게됐고
서로 연락도 하고 때론 기회가 있으면 만나기도 한다.

몇년전 어느날,
홍콩의 미스터 곽으로부터 메일이 왔다.
연말휴가때 가족과함께 한국을 방문할거라고...날짜와 공항, 도착시간도 함께.

미스터 곽이 오는날(도착시간;오후 1시10분)
그날도 눈이 많이 내려
아침 일찍 서둘러 친구와 함께 인천공항에 마중을 나갔다.
도착한 사람은 모두 셋,미스터 곽, 8살의 아들, 6살의 꼬마숙녀.
집사람은 바쁜 업무관계로 꼭 오려했는데 못왔다고 했다.

내려오는 길에 독립기념관이나 들렸다 가자고 동행한 친구(한국)가 말한다.
사실 나는 그곳을 별로 좋아하질 않는다.
왜 외침을 당햐야 했고,
앞으로 우리 국민들은 어떤 마음의 다짐으로 살아가야 하는가를
일깨워주는 교육의 장이여야 하는데
사람마다 각기 다르겠지만 내경우 둘러보고 나면 남는것은
일본들에 대한 증오심 뿐일거라는 생각때문이다.
식민지가 된건 국력신장엔 아랑곳없이
예나 지금이나 당리당략을 위한 당파 싸움의 후유증(산물)이 아니던가.
대한민국이 강국 이였다면 어찌 감히 넘볼생각을 했을까.
왜 자신을 뒤돌아 보지 못하고 남의 탓만하게 만드는가.

어느덧 차는 기념관에 도착했고 관람이 시작되었는데
꼬마천사들은 오만상을 찌푸리며 밖으로만 나가자고 한다.
밖으로 나온 천사들은 눈 쌓인곳만 보면 강아지 장난하듯 나딩군다.
아빠나 천사들은 난생 처음 눈을보고 신기하고 좋아서 그런거라나.

그 다음날,
무주 리조트를 들러 속리산을 같이 다녀올 생각으로 덕유산으로 향했으나
인산인해를 이룬 인파속에서도 눈썰매를 어찌나 재미있어 하든지
타고 또 타고 점심먹고 또 타고 하루해를 그렇게 다보냈다.
늦은저녁 집에 돌아오니 내몸은 파절이,그들도 매 한가지일터...
왜 아니겠는가.
아빠와 천사들이 콧물을 흘리고 재채기에 열이 오르고 난리가 따로 없다.
급한대로 집에 있는 콘..ㄱ과 쌍화탕을 먹이고 잠자리를 펴 주었다.

다음날 늦은 아침,
참으로 놀라운 이변이 일어났다.
천사들 감기가 감쪽같이 모두 사라졌다. 아빠까지도...
후일 의사인 친구한테 물었더니 난생처음 감기에 걸렸고
난생 처음 감기약을 먹어서 그런것 같다고 한다.

출국장에서 재잘거리던 천사들,
고사리손을 흔들며
바이,바이,씨 유 어게인 하면서
탑승구를 빠져나가던 천사들의 사랑스럽던 모습들이 엊그제 일같고
이 아찌보다 하얀 한국의 눈을 더 오래 기억할것 같은 천사들이
미스터 곽보다 더 보고 싶다.
짧은 시간들이였지만 많은 정이 들었던가 보다.

사랑은 그렇게 추억을 만든다.


산골너구리.
출처 : 살다 보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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