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시절이 좋아져
일반 디지털 카메라나 휴대폰까지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고
편집과정도 예전보다 쉬워져 많은 포털 싸이트에 많은 동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내 자신의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내 평생 살면서
내 얼굴이 잘이나 생겼다고 생각해 본 적이 단 한번도 없고
아직도 내 연주가
남들이 들었을때 감탄까지는 아니더라도
참고 들어줄 만큼의 수준정도로 익지 못했다고 스스로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어디 내놓고 자랑할 만한 게 못된다는 이야기다.
도시계획도 제대로 안된 촌넘 낯 빤데기에 연주까지 시원찮으니
연주가 아니라 소음이여서 민폐에 해당되어
시거든 떫지나 말던지 소리를 듣기 십상이고
주접을 넘어서 꼴값을 떠는 꼬라지가 되기 때문이다.
보기 싫으면 안볼 수도 있는 곳이 인터넷이여서 그나마 다행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낚시밥에 걸린 사람들에겐 민폐일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아마도 연주실력이 늘어서 내가 동영상을 올리게 되더라도
가급적 내 낯 빤데기가 안 보이는 M/V 스타일이 될 것이다.
회원수가 12만 8천명, 8만명, 4만 3천명의 회원을 지닌 카페에서
우수회원 또는 특별회원 대접을 받고 있지만
내 사진을 올리지 않아서 쉽게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에 내 얼굴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잘 나대는 성격이 아니기도 하지만
뭐 한가지 어디 내놓고 자랑할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 동호회 카페만큼은
부득이 내가 원치 않아도 사진이나 동영상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고
그래도 잘 아는 우리 사이이니 덜 챙피하다는 생각에 간간이 녹음한 곡을 올리기도 한다.
내가 동영상을 올리지 않기로 마음먹게 된 계기는
색소폰에 입문하면서
궁금증 반, 호기심 반에 많은 색소폰 연주 동영상을 보면서
주접을 넘어 꼴값을 떠는 동영상에 낚여 내 시간을 빼았겨 버린 게 한두번이 아니였고
열 받아 돌아서기 일수였던 데서 기인된 듯 싶다.
요즘은 약아져서 괞찮은 연주를 하는 연주자가 아니면
입질(클릭)조차 하지않는 편식가가 되어 버렸다.
우리는 곧잘 착각속에 빠져 살기도 한다.
어느 포털 사이트에 연주곡을 올리고 모임에도 적극 참여하여
인맥을 쌓아놓다 보니 그의 연주곡이 올라오면 인사치례의 아낌없는 찬사의 댓글이 난무한다.
그 때문이였는지
본인은 자신이 대단한 연주의 경지에 달한 줄로 아는 착각의 글이 올라왔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공개적인 댓글은 인신공격의 여지가 있어
자만(착각)에 빠지지 말고 연주에 정진하라는 요지의 쪽지를 보낸 적이 있었다.
물론 답변은 잘못 알고 있는 거라며 자신의 카페에 가입해서 다른 연주곡들을 들어보면
마음이 달라질 거라는 답장이 왔다.
이미 한 두차례 들어본 것도 아니고 수차례 들어본 후의 느낌이였는데...
그후 그는 카페를 개설하고 부지런히 링크를 걸어 가입을 유도 했지만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가져오진 못한 것 같다.
아마도 그는 그 이유를 아직도 정확히 깨닫지 못하고 자신의 나이탓으로만 돌리고 있을지 모른다.
대다수 사람들이 그의 연주가 좋다고 느꼈다면 남녀노소, 나이를 불문하고
그가 만든 카페에 비록 볼거리가 없어도 사람은 몰려왔을 것이다.
그런 사례의 카페를 우리는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도 있다.
어느 해인가 보문산에서 우리 동호회의 어느 회원이 열심히 야외 연주를 하고 있을때
뒤에서 다음 연주준비도 하며 연주를 듣고 있는데
회장님 곁으로 어느 손님이 다가와서 하는 말이
"지금 이 연주가 소음이다. 알고나 있느냐 ?"라고 했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경찰이 그의 신고를 받고 쫓아 올라온 적이 있었다.
그 사건이 나한테는 충격으로 받아 들여졌었다.
훌륭한 연주라고 해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진데
내 기분 째져보자고
초급 수준의 연주로 남에게 피해를 주고 있었다니 하는 생각에
그후로 부터 연주에 주눅이 들고 야외 연주를 가급적 피하게 됐다.
아직까지도 지금 시점이 남에게 자랑할 수준도 못되고
동영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연주기량을 늘이는 시간으로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나름대로 해 본다.
나중에 연주 실력이 어느 정도되면 몇곡을 CD로 구워서
원하는 친구들이 있으면 나누어 줄 요량이다.
Mar. 31. 2010.
산골 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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