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어느 소수 부족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적이 있는데
그들은 여자 중심으로 삶이 이어지는 요즘 보기드믄 모계사회였다.
그들에겐 아버지란 개념조차 없기 때문에 아버지란 단어도 없다.
결혼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요즘들어 결혼이란게 그들에게도 생겼다곤 하나
그들에건 엄청난 경제력(돈)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결혼하는 이는 극히 드물다고 한다.
그들의 남녀관계는 부부개념이 아니라
밤만 같이 하는것이 남자이고 평생이란 개념은 전무한 상태여서
서로 뜻이 맞지 않으면 언제든지 스스럼없이 갈라선다고 한다.
사랑이 없을수야 없겠지만 질투라던지 증오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고
헤여진 남녀는 길을 걷다 보면 또 다시 함께 길을 걸을수 있는 길동무 같은 관계로 보였다.
어쩌면 아주 합리적인 생각이라는 생각마져 들게 했었다.
남자는 성인이 되어도 어머니 밑에서 평생을 벗어나지 못하는데
낮에는 집안일을 돌보고 저녁이 되면 저녁밥을 먹고 여자집으로 간다.
날이 밝으면 아침한술 얻어먹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 오는게 그들의 일상이다.
한달에 한번,
밝은달이 뜨면 동네 사람들이 모여 음주가무를 즐기는 가운데
갈라선 남녀들이 그 자리에서 다른사람을 선택하게 되는데
그 선택권은 여자에게만 있고 남자는 선택권은 없으나 거절은 할수는 있고
새로 태여난 아이는 엄마의 성을 따르고 남자(아빠)가 누구였다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한다.
남자는 그저 씨받이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곳에 태여난 남자들이 불쌍하고 측은하게 느껴지기도 했었다.
요즘 우리사회에 회자되는 새로운 화제거리의 기러기 아빠들의 모습을 보면서
인류학자들이 말하듯이
우리네 현실도 언젠가는 그와 유사한 모계 중심사회의 삶으로 가지 않을까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기러기 아빠들의 아내중,
아주 형편이 어려워 뿔뿔이 흩어져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가정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모성애가 지극한 여인이 있는 반면,
떨어져 살다보니 새로운 것에 눈을 뜨게 되어 새로운 삶을 찾겠다고
이혼을 하는 사람들도 제법많다.
이혼을 선택한 사람들의 이혼을 결정하게 되는 동기도 다양하고
한번뿐인 삶이라 어찌할줄 몰라 딜레마에 빠져
많은 날들을 고심한 끝에 내린 결정이였을거다.
그 사람이 되어 그 삶을 살아보지 않은 까닭에 이러쿵 저러쿵 말할수 없으나
한가지 분명한건 헤여지는사람들의 공통점이 상당기간 서로 떨어져 있었다는 점이다.
우리네 속담에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했다.
비단 남녀뿐만이 아니라
함께하다 보면 아주 못생기고 정이 안가던 사람도
정이 생기고 못생겼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듯이
너구리네 부부의 삶도
지독스러운 열병을 앓을 정도의 사랑은 이미 사라져 없다해도
함께하는 삶을 살다보니 정으로 그저 그렇게 사는 삶이 아닌가 싶다.
글 / 산골 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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