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세월 가로 막을 수 없고
가는 세월 붙잡을 수 없다는 우리의 옛 노랫말이 있다.
그 흘러가는 시간들의 변화따라
이 세상 모든 것들이 변하지 않는 것은 없을듯 싶다.
요즘들어 오매불망 못잊어 애태우며 그리워했던
젊은 날의 첫사랑 여인과의 만남이 잦아졌다.
예전의 설레임같은 감정은 사라지고 그저 측은지심만 가득하다.
살아온 날들의 얘기와 그때 자신의 선택이 잘못됐으며
업빠와 결혼했었더라면 이 모진 고생을 하지 않았을 거라고 했다.
이제와서 그 말이 무슨 소용이랴 !
그때 당시 그녀의 남편은 유명회사 대리점을 했었고
오토바이조차 귀하게 여길 시절에 코로나 승용차를 가지고 다녔었다.
그녀가 부유함을 택했을때
내 자신이 그 사람만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보장도 없는 터여서
진정을 그녀를 사랑한다면 보내주는 것이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었고
[사랑하기 때문에 헤여졌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직접 체험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때 잘나가는듯 하던 그녀의 남편 사업이 잘못되고
또 다른 업종에 손을 댔지만 그마저도 잘못되어 부도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래서 먹고는 살아야 하겠기에
그녀가 직업전선에 뛰어들어 어찌어찌 하다보니 주유소를 인수하여 운영하게 되었고
그렇게 모은 돈으로 간뎅이 크게 건축업을 손댔다가 잘못되어
부정수표 단속법과 사기죄로 교도소 복역까지 했다고 한다.
인생 막장까지 다녀온 것이다.
세상사가 어디 그렇게 호락 호락하다던가 ?
그 휴유증의 여파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듯 하며
친정 형제 자매들에게 많은 악영향을 끼친듯 싶다.
교도소 후유증인지 몰라도 머리숱이 별로 없고 더 지나치면 가발이라도 써야 될듯 싶다.
아이들은 모두 장성하여 큰 돈 들어갈 일은 없는 듯 보이지만 삶은 그리 좋아지지 않은 듯 싶다.
먼 나라 공주 정도의 느낌으로 살았는데
지금은 삶에 찌든 그저 평범한 옆집 아줌씨같은 느낌이다.
내가 그럴진데 그녀 역시 날 보는 시선이나 감정 또한 다를바 없으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흐르는 세월이 그렇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세월을 탓하고 원망한들 무슨 소용이랴 !
인연이 거기까지였던 것을....
마음의 눈으로 마음을 바라보아야 하는데
그렇질 못하니 나도 어쩔수 없는 속물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가 보다.
십 수년전에 몸을 함께 섞자는 제의에
오래도록 첫사랑의 감정을 그대로 지니고 싶은 마음에 거절했던 걸 기억해내 얘기하면서
그토록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다는 걸 그때 깨달았고
그렇게 멋져 보이기가 그때가 처음이란다.
그러면서 자신이 요즘들어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얘기를 덧붙인다.
그렇게 말하는 의미가 뭥미 ?
예나 지금이나 내 마음은 요지부동인데...
그리고 행여 착각속에 사는 건 아닌지....!
그리움을 지나고 산다는 건 어쩌면 고통일 수도 있지만 고운 꿈의 한자락일 수도 있다.
이젠 그 그리움의 끝자락에 와 있고
웬지 무얼 잃어버린 듯한 허전함이 그 그리움의 자리를 대신한 느낌이다.
단풍이 지는 가을의 끝자락처럼...
Oct. 7. 2009.
글 / 산골 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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