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자작글)

난 워쩌믄 좋아유 ? [4]

서프란 2008. 11. 1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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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야기를 다 듣고 난 뒤에도 아무런 느낌도 없었고

아무런 말도 할수 없었다고 한다.

그저 시선을 허공에 둔채 시간이 흐르고

며칠째 잠을 자지 않았던 탓인지 이내 깊은 수면으로 빠져 들었고

다시 잠에서 깨여 났을때 옆엔 남편이 또 다시 보여 꿈이 아니고 현실이라는 사실에

그녀는 며칠만에 입을 열었고

남편에게 안부라든지  다른 말없이

무표정한 얼굴로 그간에 있었던 다른 남자와의  일을 남의 얘기하듯 하고서

이제는 옛날의 당신 아내로 돌아갈수 없을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한참을 말없이 있던 남편은

그런 일이 있었으리라곤 상상조차 해보지 않았었으나

그 모든 일이 자신의 잘못으로 빚어진 일이니 다 묻어두고

이제부터라도  우리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날들이였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몸조리 잘하고 20 일뒤 출국할 예정이니 쉽진 않겠지만  마음의 결정을 내릴수 있다면

좋은 소식을 전해 달라며 임시 연락처를 적어주고 그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그렇게 떠나는 남편의 뒷 모습을 보면서도 잘 가라는 말 한마디 없었다고 했다.

 

무표정한 얼굴에 감정의 기복도 없는 동생이 걱정되어

친정언니는 입원했던 병원의 의사를 찾아 상담을 했더니

기억 상실증이나 실어증 걱정은 안 해도 되겠으나 심한 쇼크에 의해

정신적 공황이 온듯하니 입원치료를 해야되고 어쩌면 상당한 시일이 걸려야 될듯 싶다고 해서

입원을 하게 되고 아직도 치료중이라고 했다.

그 친정 언니는 새 남자와 재혼이라도 하고 난뒤 나타났더라도 이렇게 까지 복잡하지 않았을텐데

하필이면 이 시점에 나타나서 이리도 머리 아프게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마치 내가 겪은 일인냥 가슴이 먹먹해지고 답답해졌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도 마찬가지다.

 

마음의 안정을 되찾으면 그녀는 오히려 더 혼돈스럽고 견디기 함든 날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족을 위해 10 년 가까이 처절한 삶을 살아야 했던 남편이

다른 남자를 선택했을 때의 찾아드는 절망감,

그리고 남편을 택한다면 다른 또 한 남자는 두번째 여자로부터 아픔을 겪어야만 하고

그 여자는 중년의 나이에 처음으로 느끼고 알게된 사랑의 끈을 놓아야만 한다.

[중년의 사랑과 행복]이믄 얼마나 좋으랴 !

어쩌면 제 3 의 선택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불안스런 마음에 괜스런 걱정까지 하게 된다.

주소 불명일지라도

살아있다는 한통의 편지라도 보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함께....

 

사람이 살면서 뜻대로 되는 일은 얼마이든가 ?

어쩌면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기우듯

주어진 운명에 순응할 수 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도 함께 해 본다.

그녀의 쾌유도 함께 빌어보며...

 

                            글 / 산골 너구리.

 

 

                                 무겁고 긴 얘기를 끝까지 읽어주신 님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늘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흐르는 곡

                        You Raise Me Up (앨토) - 안 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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