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 사는 동네에
서울 명문의 국립대학에, 그것도 괜찮은 학과에 합격해서
입시를 앞둔 부모님들의 선망 대상이 된 아이가 하나 있었다..
어떻게 그 좋은 대학에 갈수 있었느냐는 그애 엄마 친구의 물음에
[아빠에게 복수하기 위해선 내가 할수 있는거라곤 공부 밖에 없었어요.]란 충격적인 말에
그저 바라만 볼뿐 아무 말도 할수 없었다고 한다.
사생아로 편모 슬하에서 어렵게 자라면서 얼마나 마음의 상처가 컸으면
아빠에 대한 원망을 넘어서 복수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였을까 ?
미리 얘기지만
그들 하나 하나의 삶을 살아 보기전엔
그들의 잘잘못을 섣불리 얘기하기란 매우 어렵고 조심스럽다.
대학을 들어간 그애의 출생사연은 이러하다.
그애 아빠넘은 결혼하기 전에 서로 죽고 못사는 아가씨가 있었는데
부모님의 완강한 반대에 의해 결혼하지 못하고
강요에 의해 다른처자와 결혼을 하게 됐고
그후에도 두사람은 지속적으로 만나면서 임신을 하게 돼 혼외 출생을 하게 됐던거다.
두 집 살림을 경제적으루 책임질 능력도 안 되믄서
하루는 호남선,하루는 경부선을 오락 가락 하믄서
말그대로 동가식 서가숙의 삶을 살고 있었다.
남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그런 삶이였다.
본처는 그곳에 가면 가고 오면 오는대로 시부모님을 열심히 섬기며
현대인들의 사고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삶을 살고 있었던거다.
그애의 엄마는 혼자 몸으로 애를 데리고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삶을 살아왔던 모양이다.
그애 아빠넘의 부모님은 내외가 공직에 몸 담고 있어서 먹고 살만한 집안이였음에도
학교를 중학교 밖에 나오질 않았고 기술조차 없으니변변한 직업도 있을리 만무이고
그 처지에 도움을 줄 여력도 없었을게다.
그렇다고 인간성이 나쁜것도 아니고 순하고 착해 보이고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며 고집 피우다가 그리 됐는데
그외에는 말썽을 피우는 일도 없는 넘이였었다.
그런 삶이 여태것 지속되다 보니
어린 마음에 그 모습이 안 좋게 보였던거고 가슴깊이 상채기로 남아 있었던듯 싶다.
두 아낙과 그에 딸린 아이들,
사는게 도대체 무엇이길래...
불가에서는
전생에 업이 있어 그 업을 풀고 오라고 이승에 보낸거라고 한다.
그들의 인연은 어쩌면 숙명일지도 모를 일이고
풀려져야 될 운명(업)의 실타래가 더 꼬여만 가는게 아닌지 괜한 걱정을 해본다.
그래도 삶이 아직은 더 남아 있으니 풀리는 날도 있으려니 하는 생각과 함께
그들의 앞날에 행복함이 가득했으면 하는 바램을 보탬해 본다.
글 / 산골 너구리.
인생 - 류 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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