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자작글)

에이그 !

서프란 2006. 12. 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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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님이 그런다 .

너구리 글에는 미담이 벨로 읍느냐고...

 

너구리 주변에 왜 미담이라고 읍쓰랴마는

궂은일 마다 않는 성격이다 보니 뒤치닥거리 얘기가

많은데 타고난 팔자인가 부다 하고 산다.

 

어느날 퇴근길,

땅거미질 무렵이 운전자에겐 마의 시간때이다.

80Km로 주행하고 있는데 앞차가 서 있는 느낌이다.

아차 싶어 급 부레이크에 타이어 끌리는 소리가 심하다.

 

추돌은 면한것 같고

차에서 내리기 조차 싫은데

앞차에서 웬 뇨자가 내리드만 너구리한테로 오는데

서 있던 앞차도 따라온다.

당황해서 주차 부레이크를 잠그지 않은채 내린 모양이다.

 

아차 싶었는지 뇨자가 뒤돌아 차를 밀고 있는데 소형차라곤 하지만 언덕길이라

너구리차로 그 뇨자도 함께 밀려온다.

급한 마음에 빨리 비키라고 소리 쳤드만

사람은 빠져나가고 내차에 궁뎅이를 디민다.

 쿵 !

누가  이쁘대나 ?

바지 가랭이에 두번씩이나 쉬이할뻔 봤다.

 

우찌된 일이냐 했더니 주행중 갑자기 시동이 꺼져 버렸다는 것이다.

엄청 놀랬을 법하다.

가서 차량의 상태를 점검해보니 라이트는 물론 전원 자체가 먹통이다.

밧테리는 어저께 교환했다고 한다.

메인 퓨즈가 나갔거나 어디 쇼트 (단락)가 난듯한데

날은 어둡고 뭐가 보여야지...

우선 차를  갓길 한켠으로 밀어 내는데 핸들은 무겁고 경사가 져서 셔츠가 흠뻑 다 젖었다.

다른 차들은 무신 구경이라도 난듯  흘끔거리고 쳐다 보믄서 슬금 슬금 갈뿐

내려서 같이 밀어 주는넘 항개 읍다.

인심 한번 사납다.

얼마나 놀랬겠냐며 보험사에 연락하여 견인 조치하라 일러주었더니

고맙다믄서  연락처를 묻는다.

 

심하게 부디친 것도 아니고

너구리 차야 워낙 무식혀게 생겨 묵어서 아무 탈도 읍길래

됐으니 그냥 가겠노라 했더만

아니 되옵니다를 연발하믄서 너무 고마워서 점심식사라도 대접할려고 그런다고 한다.

 

그래서 사업상이 아니믄 아무한테도 안 주는 명함을 건네 주믄서

그때서야 그 뇨자 얼굴을 차 불빛에 살펴 볼수가 있었다.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으로 보인다.

그러고 기냥 저녁 모임으로 갔었다.

 

그뒤 워찌 되었냐 하믄

나오라 해도 시간읍서 못갈 판이지만

그뇨자는 화장실 갈때와 나올때가 완죤히 다른

그런 뇨자였다. 

 

그러려니 하고 산다.

에이그 !

 

 

          글 / 산골 너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