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자작글)

밤마다 우는 뇨자.

서프란 2006. 11. 6.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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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뇨자가 밤마다 우는 병이 생겼다고 한다.

언젠가 글에 올렸던 친구 옆지기의 요즘 증세다.

20대 에어로빅 강사가 스트레칭 다리찟기  게임에서 깨지고 갈 정도의 유연성의 몸매와

아직도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뇨자다.

 

그런 외모와 달리

이름은 남자 이름이여서 핸폰엔 [업빠. 나 한가해 ! ][ 남푠은 해외 출장중.] 

[ 나 애인 업스, 외로버 !] 등등의 문자 메세지가 계속 날라 온다혀고

여고 시절엔 맨손으로 북경 오리를 때려잡듯

개구리와 독사를 잡았다믄서 기염을 토했었고

아들 넘 군 입대시 남푠이 눈시울을 붉힐때 뇨자도 아무렇지도 않은데

남자가 무신 눈물을 보이느냐며 핀잔을 주던 그런 뇨자다.

그래서 외모는 완죤 뇨자이지만 성격은 화끈한 남자 성격인 줄만 알았는디

여잔 어쩔수 없는 여자였던 모양이다.

 

그 집엔 이상한 개가 항개 있었는디

얼굴은 세퍼트, 몸집은 발바리, 그 몸집에 비해 형편없는 숏 다리.

너구리 눈에는 기이한 동물로 뵈고 마당 한켠에다 두고 키워야 될 견공으로 보이는디

이쁘다고 끌어 안고 다니는 주인이 더 이상하게 보였던 그런 개였다.

 

개 이름은 외모와 영판 다른 복동이,

꼴보다 영리하긴 무척 영리한 편이였다 .

그 개가 10살 됐을 무렵,

어느날 밖에 혼자 나갔다가 교통 사고를 당해

척추를 다쳐 무려 4년 가까이 대소변을 받아 냈었다.

그게 정을 더 들게 했었다고 말한다.

 

개 나이 14 세믄 사람으론 환갑 진갑 다 지난 나이이고

개에게도 치매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안락사를 결정하고 동물병원으로 데려가 안락사를 시키게 되고

그걸 보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걸 보고와서 불쌍하다고 저녁이믄 하릴읍시 운다고 한다.

 

어저께 함께 저녁을  묵으믄서 지켜보니 

전문가는 아니지만

복동이 안락사의 충격과 갱년기 우울증이 겹친듯 싶다는 생각에

병원을 찾아보라고 권했드만 일단 예약을 해놓은 상태라고 한다.

 

짐승이나 사람이나

너무 깊은정이 들믄 이별뒤엔 가심도 더 아픈것 같다.

 

그래서 너구리는

그게 미서워

아무한테두 깊은 정  안 줄껴 !

 

 

 

       글 / 산골 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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