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자작글)

마음이 통하믄...[1]

서프란 2006. 9. 28.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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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해 전

일본에서 한통의 팩스가 한글로 들어 왔다.

우찌 우찌 알게된  도쿄 후지산 밑에 사는 사또상과

다까묵으라( 다까무라)상이 한국 방문을 하겠다고 한다.

마중나와 달라는 얘기다.

 

근디 일본 말이라곤 중국집 다꽝밖에 몰것는디 우짜야 쓰까 ?

믿는 구석이 있긴 하지만 그넘들도 사람인디

버디 랭귀지로 훑고 보능겨 !

 

인천 공항에 도착해서 조금 기다리니 그넘들이 왔다.

차에 태우고 출발하는데 옆에 같이 마중 따라나선 친구 넘

트랜스젠더가 하는 말

[ 야 ! 가다가 독립 기념관이나 들렸다 가자 !]

완죤 물좀 멕이자는겨 ?

미친넘 ! 첫날부터 떵 바가지 앵길 작정인겨 ? 뭐여!

워찌 그리 생각이 읍는겨 ?

 

뭐라 대화를 나눠야 하는디 운전하랴 글구

할말을 워찌해야 할지 황당 그자체다.

대충 지나갈때마다 여기는 어디라고 반토막 콩글리쉬로

알려주긴 하는데 알아 묵기나 하는지 몰겠다.

 

대전에 도착할 무렵

과부네 주막집 발발이 나서듯 트랜스젠더가 또 설쳐댄다.

잘하는 일본 우동집 안다고....

글고 보니 저녘때도 됐고 빠다 냄새나는 뱅기(유나이트 항공)를 타고와서 배도 고플성 싶다.

근디 입에나 맞을런지 몰겠다.

1 일분에 18,000원이나 되는디두 다 묵고 나니 워째 빈 배속 같은디

걔네들은 더 배가 허전할것 같다.

 

집으로 와서

쇠고기 갈비살에 금가루 들은 매실주를 내놓으니 잘도 묵는다.

매실주를 보드만 혼모노라 함서 엄청 좋아 하는디

워째 눈길은 병속에 든 금가루 쪽인것 같다.

 

배가 빵빵하게 묵고 잠자리를 펴 주었다.

안 묵였으믄 일본가서 욕깨나 했을거다.

[야 ! 느그덜 피곤할텐데 어서 잘 자그라 !]

고개를 끄덕이긴 하지만 전혀 못 알아 묵었을거다 .

왜 ? 

순수한 우리 말로 혔응께 !

 

            [계속]

 

 

    글 / 산골 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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