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베이비 마우스 뺀돌이넘이 전화도 없이 불쑥 찾아와
마음이 정리가 안돼 심난해서 우리집에 며칠 묵고 간다고 한다.
지넘이 사준 별장이라도 되는줄로 아나보다.
뭐 땜시 심난 하냐니까 저녁에 술 한잔 해가며 얘기 한단다.
술 까정 사달라는 얘기가 아닌가 ? 뻔뻔시런 뺀돌이넘 !
이른 저녁후 술 자리에 마주 앉았다.
공항에서 저도 모르고 있던 아들(사생아)이 있었는데 외국으로
떠나 보내고 미치겠어서 너구리한테로 온거라 한다.
늦게 결혼했어도 아들만 둘 낳아 정 붙이고 잘 살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아들이 또 한개 생긴거다.
너구리 넘은 딸만 둘 챙겨 조상 제삿날만 돌아오면 조상뵐 면복없어
엎어지면 수그리 자세로 일어나기 거북스럽고 지방 붙여 놓은것
곁 눈질조차 못하고 좌불안석 가시방석에 사는구만,
뭐 아들넘 보나스까지 생겼다고라고라 ?
누구 염장 질르려고 온겨 ? 시방 ?
은근히 열 뻗힌다.
[얌마 ! 너 지금 소설쓰고 있냐 ?]
봉천동 건설현장 근무할때 만난 친구넘인데
나이가 같아 친구가 된 넘이고 같이 엎으러져 술 마시러 다니며
작업걸러 다니던 넘인데 저나 내나 방법은 같은데
그넘은 맨날 K O 승이고 너구리는 허구한날 T-K O 패였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거짓말을 잘 하느냐 못 하느냐의 뻥 차이였다.
그때 대학 졸업반 아가씨를 알게됐고 그녀집에 인사차 갔다가
가방끈 짧은게 들통나 오빠들한테 두를겨 맞고 면박당한 끝에
대한민국에 여자가 반인데 느네딸 아님 장가 못갈줄 아는냐고 까불지들 말라고
큰소리랍시고 내질르고 끝났줄만 알았던 거였다.
그녀는 임신중이였고 그래서 인사를 시킨거고
그 넘은 그것도 모른채 방황하다 잦은 외국근무.잦은 이사 때문에
주민등록조차 말소되고 서로의 연락이 두절됐던 것이였다.
미련한 그녀는 너무 사랑한 나머지 다시 돌아 올거라는 믿음에
집에서 조차 쫓겨나다 시피해서 애를 낳고
아는 언니들을 찾아 다니며 무진고생을 했다한다.
7 년이 지난 어느날 그녀는 수원에서 뺀돌이넘의 친구 맹석이를 만나게 되고
꼭 만나야 될 사정이 있다며 뺀돌이 연락처를 알게돼서 뺀돌이넘을 만났는데
하루종일 아무말없이 울기만 하더라며 그 넘도 우느라 말을 이어가질 못한다.
이 주일후 공항 출국장으로 나오라며
당신이 꼭 한번 봐야될 사람이 있다는 전화에 나갔더니
어디서 많이 본듯한 아이가 그녀 옆에 있었는데
그녀는 한참을 울다가 아빠보고 인사하라는데 그져 멍하기만 했다고 했다.
그렇게 만나자 마자 부자간의 이별,
너구리가 생각해도 정말 소설같은 얘기이고
듣고있던 너구리도 덩달아 따라 울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그녀의 가족들이 모두 이민 가있는 뉴질랜드로 그렇게 떠나보낸 것이였다.
어쩔수 없는 인연과 운명으로만
치부하기엔 너무 가슴아픈 일이였다.
사는게 뭔지...
그 넘은 요즘은 전화조차 없이 지낸다.
고넘의 이념 갈등인가 뭔가가 우리 사이에 끼어 들어서리...
전화라도 한번 해봐야될 것 같다.
글 / 산골 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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