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우리는 [운명적인 만남이다]라고 곧잘 말하는데
숙명(宿命)과 운명(運命)은 전혀 상반된 개념이다.
숙명은 피해 갈 수 없지만 운명은 비켜 지나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68cm의 훤칠한 키에 아주 예쁜 얼굴을 지녔고
말소리조차 애교가 가득한 어느 여학생이
문제아는 아지지만 별로 볼품도 없는 용모에 공부도 못하는 한 남학생의 끈질긴 구애를
고운 마음씨라 매정하게 거절 못하고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남편은 특별한 기술도 없고 학력조차 변변치 않으니 그저 놀고 먹는 백수,
친정 어머니가 하는 식당일 을 거들면서 아이들(아들 둘)을 키운다.
백수에다 직업도 없고 인물도 볼품없는데
여자 꼬득이는데는 일가견이 있어 툭하면 외박이고
그 때문에 부부싸움은 끊일 날이 없었고
시거든 떫지나 말지 바람꾼의 특기인 폭력이 난무하니
고운 얼굴은 눈텡이 밤텡이로 하루도 빤한 날이 없는 세월을
장하게도 굳건히 잘도 참으면서 살아 왔다.
어느 날 문득 이건 아니다 싶어 이혼을 결심하게 된다.
너무나 늦어버린 이혼,
이혼 절차를 밟는 날도 법원앞 마당에서 전 남편한테 두들겨 맞았다고 한다.
전 남편이라는 사람은 택시운전을 하고 있고
그녀는 직업없이 그냥 그렇게 사는데
얼굴을 보지않고 사는 것만으로도 퍽이나 다행스런 일이라고 한다.
남편이 아니고 웬수였던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내 주변에 있는 그녀의 남편 유사품같은 잉간들이 생각난다.
대체적으로 내 주변에 있는 바람둥이들의 공통점은
별로 잘 생기지도 않았으며
자기 중심적 사고가 무척이나 강하고 이기적이며 한결같이 폭력을 휘두른다는 거다.
내 말 한마디로 그 칭구들의 폭력은 근절(치유)되었었지만...
그리고
학력이나 연령도 따지지도 않고 묻지도 않으며 직업도 불문,
치마만 둘렀으면 여자로 본다는 점이다.
또한 만남을 오래 지속하지 않는다는 것도 한결같이 똑 같다.
1년도 그들에겐 너무나 긴 세월이다.
특이한 점은 싱글은 가급적 피한다는 점이 나와는 현격히 다르다.
싱글은 집착이 강해서 피곤하게 하며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많으나
싱글이 아닌 경우는 뒤끝이 깨끗해서 좋다고 한다.
어저께 그중 한넘을 예식장에서 보았는데
개버릇 남 못준다더니 여태껏 못버리고 아직도 그러고 다니는지
와이셔츠에 입술자욱의 루즈가 선명하다.
무신 대단한 자랑이나 된다고 겉옷도 안 걸치고 그토록 여유만만 유유자적인지 모르겠다.
복잡한 엘리베이터에서 속에서 묻은 거라나 뭐라나 ?
철 들때도 됐으련만...
어쨋거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생기듯이
본인들의 즐거움 끝에는 어느 누구인가의 가슴에는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아
그를 증오하며 삶을 마감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글 / 산골 너구리.
애인 있어요 (앨토) - 이 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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