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좋아했던 친구의 여동생 안부를 물으며
전번을 일러 달라고 했더니 친구는 얼버무리고 만다.
굳이 되묻고 싶은 생각도 없어 그냥 그렇게 지나쳐 버렸었다.
몇년의 세월이 지난뒤 그게 여동생을 아끼려는 마음인 줄을 알게 됐으나
그넘의 생각이 그렇게 속 깊은게 아니라 상당히 편협한 성격의 소유자라는걸 알게 됐다.
차라리 모른채 남은 생을 살고 말걸...
나를 무슨 남의 가정 파탄낼 넘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 늙은 호박이고 줄기 끝에 매달린 누런 늙은 오이같은 나이에 뭔 사고칠 일이 생길거라고...
그리고 팔팔한 젊은 나이임에도 손목마져 안 잡았던 나다.
친구의 여동생이기애 더더욱 조심스러웠던 거다.
과연 배꼽친구가 맞는지를 내 자신에게 되묻고 있었다.
어릴적 시골 같은동네 배꼽친구래야 나를 포함해 네 넘뿐이였는데
그중 하나는 운명을 달리하고 이제 남은건 둘뿐인데 그 지경이다.
객지를 떠돌때는 잘몰라 그렇다 손치더라도
다시 만나기 시작하고 자주 소주잔이라도 기우린게 벌써 15년도 넘었는데
아직 나라는 존재는 그친구에게 그렇게 밖에 각인될수 밖에 없었는가 보다.
그걸 계기로 그 친구를 다시금 생각하다 보니
비단 그뿐만이 아니라 인식의 차이도 엄청난 걸 깨닫게 된다.
살을 맞대고 사는 부부도 생각이 다를진데 생각이 같을수야 없겠지만
한 사물이나 사건을 두고 객관적인 사고로 판단되여야 함에도
자신과 은연중 결부시켜 아전인수격으로 결론을 내린다는 사실이다.
상당히 피해 망상적인 사고의 소유자이다.
스스로를 탓하기 전에 남부터 원망하는 것이 습관처럼 그 넘 내면에 자리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다만 내색을 여태껏 하지않아 모르고 있었을 뿐이다.
그러니 한잔 술에 대화를 하다보면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마음이 결여되다 보니
상대방에 대해 아는것 없이 속단을 내리는 우를 범하게 되고 대화의 단절마져 가져오게 한다.
그 친구 사회생활 중 만나 알게 된 친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생각과 인식이 같은 사람들끼리 의기투합할 수 밖에 없는가 보다.
또 다른 배꼽친구를 보면서
자신의 인지와 사고에서 비롯되는 거지
배움의 크고 작음의 문제가 전혀 아니고 환경은 문제도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나를 그렇게 밖에 생각할수 없게 만든 내 책임이 더 크다.
그러나 서운하고 실망스런 마음은 쉽사리 가라않지 않을것 같다.
그러러니 하면서 묻어 두고 사는게 좋을것 같은데
어쩌면 그넘보다 내가 더 편협한 사고를 지녔는지도 모를 일이다.
글 /산골 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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