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 허튼소리.(자작글)

부치지 못한 편지 4. (봄의 연서)

서프란 2008. 4. 11.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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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산야에 핀 꽃들을 보면서

     난 당신을 떠 올립니다.

 

     그리우면 그리운대로

     보고파지면 보고픈대로 그리 살려 했지만

     오늘따라

     보고픔은 왜 이다지도가슴 한켠을 저미어 오고

     그리움은 타들어 가는 갈증으로 이토록 다가 오는지요 ?

 

     이 아름다운 봄의 계절을 같이 해본 적도 없지만

     함께 할수없는 다해 가려는 이 봄의 아름다움이

     왜 그리도 서글픈 아쉬움으로 또 다시 채색되어 가고 있는지를 당신은 아시나요?

 

     내 마음속엔 당신의 마음을 담아 보려는 클 것도 없는 항아리 하나가 있어

     늘 그것을 채우려 하지만 채워지지 않은채

     멈춰선 시계 바늘처럼 그때 그대로입니다.

 

     당신의 마음을 담아 보려하는 마음은

     흘러가는 구름이라도 잡으려는 냥  버겁기만 하고  지나친 욕심인듯 싶습니다.

     그런 까닭에

     당신의 마음속 항아리에 내 마음을 애써 담아 보려 하지만

     그건  더더욱 힘이 들어 돌아서서 이내

     물질하는 해녀보다도 더 깊은 한숨만을 내 토해내고 맙니다. 

 

     이렇듯

     봄이 가고 또 다시 봄이 올지라도

     당신은 늘 그 자리에 가녀린 모습으로 수줍은 미소속에 머물러 있고

     선웃음의 몸짓으로 당신의 곁에 가까이 가려해도

     그 헤설프기만 한 몸짓은 꿈속인냥 오늘도 제자리에 맴돌고 맙니다.

 

     그 누군가 말하길

     말이나 글은 자신의 마음을 투영하는 마음의 거울같은 것이라 했습니다.

 

     오늘같은 날이면 혼자 되뇌이는 말이든

     어줍은 글이라도 남기기 않으면

     스스로 타버리다  흔적조차 남기지 않을 촛불같이 되어 버릴것 같은 조바심에

     부치지 못하는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뜨락의 목련은 지고 길가의 벚꽃이 그 아름다움을 대신합니다.

     그 벚꽃나무 가지 사이로 쓸쓸한 한점의 바람이 스쳐지나 갑니다.

 

     한파속 눈의 계절을 지나 봄은 이렇게 한가운데 와 있건만

     내 마음속의 봄은 아직도 멀게만 느껴집니다.

 

     그 누가 말했나요 ?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글 / 산골 너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