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 허튼소리.(자작글)

나도 추운줄은 알고 있쓰 !

서프란 2007. 12. 23.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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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떠돌아 다니는 위의 사진을 보면서
요즘은 듣기힘든 [자린고비]란 말이 생각났다. 
 
자린고비란 소금에 절인 조기(굴비)의 우리 옛말로서
어느 구두쇠가 자린고비(절인굴비가 어원 ) 한 마리를
천정에 매달아 놓고 일년내내 밥 한수저 떠먹고
천정의 자린고비 한번쳐다 보곤 했다는 데서 유래된
매우 인색한 사람을 일컫는 말로
아주 지독스런 구두쇠를 일러  말함이다. 
요즘에는 자린고비는 물론 구두쇠란 말도 잘 안쓰고
짠돌이 짠순이로 통용되고 있는 듯하다.
 
 
옛날부터 충청도 지방에서 전해 내려오는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어느 자린고비의 이야기가 있다.

어느해 겨울,
충청도 어느고을의 한 자린고비 집에 숙부가 하룻밤 묵고 가게 되었다.
저녁때가 되어서 밥상이 들어오는데 밥상위에는 그릇 세개만 덩그러니 놓여있을 뿐이였다.
둘은 죽그릇이었고, 다른 하나는 간장 종지였다.
죽은 멀건 것이 낱알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국물뿐이었고 간장은 마치 소태처럼 쓰기만 했다.
숙부는 못시 못마땅해 했고
조카가 아주 인색하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까지 대접할 줄은 몰랐던 것이였다.

그러나 숙부는 차마 화를 낼수 없어서 할수없이 죽을 한번 떠먹을 때마다
간장을 한번씩 찍어 먹곤 했다.

그러자 밥상 맞은 편에서 죽을 먹고 있던 자린고비가
그것조차 아까워 못마땅하게 생각하다가 이맛살을 찌푸리며,
[숙부님께서는 간장을 몹시 좋아하시는 군요.] 하고 말을 했다.

이때 숙부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은 숙부는 
소리는 지를수도 없고 열통이 터져 웃옷을 훌훌 벗기 시작했다.

[숙부님, 진지 드시다 말고 왜 이러십니까? 바깥 날씨가 무척 춥습니다.]하고
자린고비 조카가 말했다.

[추운 줄은 나도 알고 있어. 죽 속에서 낱알이 하나도 안 들었기에 죽속에 들어가서
낱알을 좀 찾아 보려고 웃옷을 벗는다.]하고
숙부는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그러자 자린고비는
[한여름 같으면 말리지 않겠습니다만 겨울에 물속에 들어가시면 감기 드십니다.
내년 여름에 오셔서 들어가는 한이 있더라도 오늘은 참으셔야 합니다.]하면서
도로 옷을 입혀 주더라고 하는 이야기다.
 
 
과유불급(過猶不及),
모든 것이 그러하듯 절약 정신도 도에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
 
 
 글 / 산골 너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