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큰손인 여자 두분을 알고 있다.
한분은 그 지역(지방) 경제를 쥐락 펴락하는 현존해 있는 분이고
한분은 기백억대의 재산을 딸에게 물려주고 간분이다.
두분의 공통점은 혼자되어 자식들과 살면서 돈을 벌었다는 점인데
방법은 전혀 다르다.
기백억대의 재산을 물려주고 간 그분은 욕심이 대단하고 인색하기로
소문이 나 있었고 죽기전엔 그렇게 많은 재산이 있는 줄을
주변 인물은 물론 친인척 아무도 몰랐었다.
큰 인물과 큰 부자는 하늘이 낸다 했든가 ?
그 분은 어린 딸 하나를 데리고 혼자 되어 어렵게 살고 있었는데
6.25 동란을 만나 피난을 갔다 돌아오니 살았던 마을 전체가 폭격을 맞아
허허 벌판이 되었는데 멀쩡한 집 한채가 있어 우선 그집에 들어가
주인이 돌아오면 내줄 생각으로 그집에 살게 됐었다.
전쟁이 끝나도 주인은 돌아오지 않아 눌러 사는데
그 집이 있는 동네는 법원이 있던 자리였고 법원마져 폭격을 맞아
잿더미로 변한 상태라 등기를 새로하게 됐고 그분이 살고 있던 집터나
등기를 할 생각이였는데 무슨이유였는지 법원 직원이 그 근처에 있는 땅들을
모조리 등기 내라고 종용하고 괜히 나중에 주인 나타나면 번거롭게
되돌려 줄걸 왜 그짓을 하느냐고 싫다 하며 여러날을 버티다가
성화에 못어겨 귀찮어 승락을 하게 됐었다고 한다.
그후 되돌려 달라는 사람이 나타나긴 했으나 몇명이 되지 않았었고
그게 부의 원천이였다,
빈 땅에 벽돌집을 지어 세를 받아 모은돈으로 짓고 또 짓고 그럼에도
다른사람을 내세워 진행됐기 때문에 그땅 주인이 그분이라는 것을
주위에세 십여년 넘게 같이 산 사람들도 까마득히 몰랐었다.
어느날
일본인인 살던 일식집이여서 집을 다시 짓게 되는데 다디미 밑 땅속에서
엄청 많은 금 붙이가 나왔는데 일본인이 떠나면서 미쳐 가져가지 못한 것이었나 보다.
그럼에도 집을 작게 지어 아무도 몰랐으니 대단했던 분이였다.
남편분의 친구 아들이 시골에서 유학을 와 있었는데
딸 공부 도와 조건으로 그집에 무상 하숙을 하게 됐는데
가르치라는 공부는 아니 가르치고 고 3 짜리를 임신시켜
배를 졸라매고 졸업을 하게 되고 하는 수 없이 결혼을 하게 돼
서울에서 신혼 살림을 차렸으나 단칸 방에서 무진 고생을 하며 살아야 했고
사위 넘은 그 분이 죽기전 까지 죽일넘 소리를 듣고 살아야만 했다.
아마 그때부터 자식 모르게 서울로 재산 이동이 되지 않았나 싶다.
우리집도 그분한테 찍혀 대학을 합격하고도 가족 장학금 지원을 거부해
진학을 포기하고 후에 자력 갱생으로 책가방 들고 다니느라 엄청 힘 들었었다.
그 분은 데려다 훌륭하게 잘 키울테니 아들을 달라며 너구리를 지목했다.
욕심 많기론 그분 못지않는 울 어머님은 오대 독자로 내려오다
아들 둘을 둔 집안인데 그나마 쓸만하다 싶은 넘을 달라하니
일언지하에 거절하셨고 그게 몹씨 서운하셨던지 서로 오가지도 않았었다.
한세월이 지난 어느날,
집에 내려오니 어머니가 한분밖에 안 계시는 언니가 편찮으시니 좀 다녀 오너라 하시길래
그곳에 들렸다.
몰골이 말이 아니다.
[이모! 저왔어요.]
뚫어지게 바라만 보시다가
[니 니가 누구세요 ?]
많지도 않은 연세에 중풍이 왔고 침해까지 심해져 있었던거다.
어쩌다 저리 되셨나 싶은게 측은하기만 했었다.
2 년여 병고 끝에 그렇게 세상을 떠나셨다.
돈이 무엇이라고 가져갈 것도 아닌데 주위 사람한테 인심 얻지 못하고
동기간 마져 잃어가며 그토록 지키려 애를 쓰셨던건지...
재산을 물려받은 딸도 그 욕심마져 물려받아 주위에 사람없긴 매 한가지이니
죽을때 니가 누구세요란 말도 물려 받지나 않을런지....
절약만 하고 쓸 줄을 모르면 친척도 배반할 것이니,
덕을 심는 근본은 선심쓰기를 즐기는 데 있는 것이다.
가난한 친구나 곤궁한 친족들은 제 힘을 헤아려
두루 돌보아 주도록 하라.
-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 중에서 -
글/ 산골 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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