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서
떠나 보내지 못한 미향이 생각에
사무실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데
미쓰 최가 전화 왔다고 하는 소리마져 듣지 못하고 있었다.
단 하나 밖에 없는 석굴암 부처님 얼굴을 한 이종사촌 누나의 전화인데
저녁에 시간나면 식사나 함께 하자고 한다.
오래살고 볼 일이다.
그런다고 대답은 했지만
돈이 그리 많으면서도 누가 단돈 천원만 빌려 달라치면
온몸을 뒤틀어 가며 사시나무 떨듯하는 사람이 웬일이람 ?
주위에 사람이 많이 있음은 마음을 나눠주든 물질을 나눠주던
그 사람으로부터 득이될 때에 그 주변에 사람이 붙어 있는데
움켜만 쥐고 있는 사람곁에 머물르려 할리 없고
그나마 말 붙임이라도 할 수 있는 넘은 너구리밖에 없는 모양인지
간간이 전화는 했었었다.
약속 장소인 레스토랑에 조금 늦게 도착해 보니 웬 아가씨와 아줌씨 한분이
함께 앉아 있었다.
맞선 보는 자리였던거다 .그러면 그렇지...
여자의 엄마는 이것 저것 많이도 물어대서 밥조차 제대로 못 먹게 한다.
식사후 둘만을 남겨놓고 자리를 비운다.
엄마 닮았나 궁금한 것도 많고 물어보는 것이 많기도 하다.
너구리 넘은 만날 계획이라도 있었어야 뭘 물어라도 보지.
실컨 물어보다 미안했는지 물어볼 말 없느냐고 한다.
[뭘 하구 계슈 ?]
약사라고 한다.
잠시 생각을 해 본다.
얼굴 그만하면 됐고 키170 정도는 돼 보이니 그것 또한 좋고
약사라니 머리 괜찮아 2세 걱정 안해도 되겠고 ...
싸랑 ? 그거야 별거이겠는가 ? 정 붙이고 살다보면 되는 일이지 뭐 !
[근데요 저 결혼하면 어머니랑 같이 살아야 되거들랑요 ? 괜찮겠어요 ?]
[그게 결혼 조건입니까? ]
[네.]
허~억
너구리가 젤 싫어하는 소릴 생각없이 내질르다니...
[????. 생각할 시간 좀 주십시요. 밤이 늦었네요.인연이 되면
다음에 자리 함께 하시기로 하고 일어 서시지요.]
[안녕히 가십시요.]
며칠뒤 누나로 부터 전화가 왔다.
[연락처도 안 가르쳐 주고 갔다며 ? 그쪽에서 상당히 맘에 있어 하는데
어떻게 된거냐 ?]
[성(姓)도 같아 싫고 살다가 모시게 되면 모시는거지 뭐가 그리 잘났다고
결혼에 조건을 붙이는지 그것도 맘에 안 듭니다.]
[얘 ! 동성 동본도 아닌데 무슨 상관이야 ? 그러고 그애 맘이 착해서 그런거야.
아들하고 사이가 안 좋아서 고향 청주를 떠나 이곳에 와서 딸이랑 둘이 살어.
똑똑하고 착해 ! 다시 한번 만나봐라 얘 !]
[ 알았어요. 누나 !]
그뒤 일주일쯤 됐을 무렵 선을 본 아가씨로부터 전화가 왔다.
누나로 부터 내 얘기를 전해 들은 모양이다.
어머니 걱정에 아무 생각없이 말한건데 죄송하다며 사과의 의미에서
저녁 식사라도 대접하겠단다.
제기랄 !
니 눈엔 너구리가
세상을 아무 생각없이 사는 뇨자랑 평생을 같이할 사람으로
그렇게도 물렁혀게 보이더냐 ?
글 / 산골 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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