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자작글)

시 어머니 존속 폭행.

서프란 2006. 5. 20.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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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어느 이른 새벽,

노크도 없이 방문이 열리더니  친구 옆지기가 들어와

나 좀 봐요 그런다.

강아지나 원숭이 옷 입힌걸 봤어도 너구리 옷 입은것 못 봤듯이

너구리 넘도 홀라당 다 벗고 밑에만 손 바닥만한 걸(빤쮸만 )걸치고

이불속에서 눈만 말똥 말똥뜨고 못 일어나고 있는디, 날 좀 보라고 ?

도대체 홀라당 벗은넘 보고 뭘 보자는겨. 벌건 새벽에 한판 붙어보자 이거여 ? 시방.

평소에 그렇게도 날 좋아 했드란 말여 ?

밑엔 그래두 가릴건 가렸으니 못 볼것두 없지.

그래 워쩔거여 !

[어제 잠 한숨 못자고 여태껏 맞다 도망왔어요. 어찌하면 좋아요 ?]

몰상식하긴 꼭두 새벽부터 너구리한테도 얻어 맞을 짓하는 싸가지구만, 

그넘이 오죽했으면  밤새껏 팼겠냐 ?

 

[ 홀어머니 한분에 외 아들이니 아무말 말고 누구의 잘 잘못을 떠나 시어머니 한테 죽을죄 졌수하고

석달 열흘만 빌면 모든게 해결되니 그렇게 해요]하고 돌려 보냈는데

그게 잘 못됐음을 후에 알게 됐다.

 

그 넘이 삼근중 하나를 관리 잘못해 너구리 까정 피해막심이다.

그넘은 대학 1 학기초에 누나 누나 하던 누나를 뭉개버리고

아내로 만들어 딸까정 챙겼다.

그넘 집에 가면 그넘 옆지기는 습관이  돼 버렸는지

허구헌날 남편 부르기를  동상 부르듯 맹구야다.

개혁세력이 아니고 보수파인 너구리는 고거이 맘에 안 들어

그 넘집에 놀러가질 않았었다.

 

 어느 늦은 저녁

그넘이 술이 잔뜩취해 찾아와 옆지기가 바람났다며 어떻게 조치 좀 해달란다.

까미오까지 출연시켜 가며 추적을 했고

그 넘에겐 사실을 밝히지 않은채 그녀를 만났다.

모든것  정리하고 제 자리로 돌아가라 했다.

잘 돌아가는 그녀는 오리발이다.

내가 아는 사실은 혼자만 알고 무덤까정 가져 갈테니 그리 알라고 했다.

지금도 그 약속땜시 말 못혀 생병날 지경인디

요기다 글로라도 까발리니 쪼께 낫다.

 

그런데 고 넘이 다른데에도 부탁을해 꼬리를 잡어 밤새껏 취조를 했고

너구리한데 도망을 나와 긴급 구조요청을 한거였다.

그래서 그넘보고 네눈으로 본것도 아니고 봤다 하더라도 아이들 땜시

어쩔거냐며 참고 다시 그러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살라고 했다.

 

한동안 잠잠한듯 하더니

그 넘한테 전화가 왔다.

그넘 어머니가 옆지기한테 얻어맞아 눈텡이 밤텡이가 됐다고 한다.

워쩔거여 ? 볼거없이 존속폭행 구속이지.

시어머니한테 석달열흘 빌라한게 탈이고 너구리 땜시 며느리한테 뒈지게 맞는꼴이 됐다.

세상에나 !

너구리도 몰겄다. 구워 먹든지 ,삶어 쳐 잡숫던지...

니 맘대로 하세요.

 

그후 아이가 셋이라 이혼만은 극구 말렸으나 결국 이혼하고

재주 좋은넘 또 다시 결혼했는디,

너구리는 누나 소리만 들어도 머리가 흔들리는구만

우라지게 누나 좋아하는 넘 또 연상이다.

 

예견됐던 애들문제, 골치 아픈 가정사, 너구리 엄청 시달림 받았었는데

요즘은 잠잠하다.

체력이 떨어질때도 되얐겄지...쌈도 기운 있을때 야그닝께 !

 

그렇지 않은 경우도 허다 하겠지만

그래서 너구리는 연상연하를 좋아 못한다.

 

개 팔자 상팔자란 소린 들어 봤어도

일찌기 너구리 팔자 상팔자란 얘길 들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너구리 삶이 이렇게도  고달픈건지...

 

                                   글/ 산골 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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