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 4일. 수요일. 아침10시.
아내의 독촉 속에 집을 나선다.
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리에서 열리고 있는 주꾸미축제.
생선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그곳 동백정에 있는 동백꽃과 해넘이를 감상하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서해안고속도로로 접어들자 바람이 거세게 분다.
차가 흔들리고 핸들이 요동친다.
속도를 줄이고 잔뜩 긴장한 채 무사히 다리를 건넜다.
서해대교.
경기도 평택시 포승면 내기리와 충청남도 당진군 신평면을 연결한 다리이다.
총연장 7,310m, 교폭 31.41m인 왕복 6차선 도로교로, 국내 교량 중 가장 길다.
1993년 11월 4일 착공되어 2000년 12월 15일 개통되었다.
풍속 65m/sec의 강풍과 리히터 규모 6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해수로 인한 부식에 대비하여 내염 시멘트 및 에폭시 코팅 철근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또한 서해대교에는 사장교와 FCM교(장경간 콘크리트 상자형교), PSM교(연속 콘크리트 상자형교) 등 3가지 다리 형식이 복합적으로 사용되었다.
다리의 총길이 중 사장교는 990m이고, PSM교 5,820m, FCM교 500m이다.
전공분야가 아니다보니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서해대교는 이렇듯 여러 가지 첨단 공법이 도입되어 건설된 교량으로, 국내 건설기술 수준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서해대교는 서해안시대 국가공단 물동량의 원활한 수송을 가능하게 해주어 서해교역의 관문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수도권과 남부지역을 오가는 차량의 소통을 분산시켜 교통체증 해소에도 기여하고 있다.
대천인터체인지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빠져나온다.
원래 목적지로 곧장 가려면 더 내려가서 춘장대인터체인지로 빠져나가야 했으나 시간이 많이 남는 관계로 이곳저곳 몇 군데를 들려서 가기로 한 것이다.
오늘 밤 묵어가기로 되어 있는 대천해수욕장 방향으로 가다가 좌회전을 한다.
607번 국도.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라고 한다.
얼마쯤 갔을까.
남포방조제에 다다랐다.
남포방조제는 보령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충남 보령시 웅천읍 남포면 일원.
3.7㎞에 이르는 3차선의 방조제 도로는 바다와 들을 끼고 달리는 드라이브코스로 손색이 없을 만큼 잘 단장되어 있으며, 연인들에겐 훌륭한 산책로 구실을 한다.
남포방조제는 남포간척지를 만들기 위하여 지난1985년 2월 농림수산부로부터 공유수면매립 승인을 받아 착공하여 1999년 12월 완공한 방조제로 사업기간이 무려 14년 10개월이 소요되었다.
방조제 중간에는 팔각정을 세워 휴식 공간을 마련하였다.
방조제에 올라서면 탁 트인 시원한 바다가 마음을 상쾌하게 해 줄 것이다.
방조제 끝 부분에 자리한 용두해수욕장은 가족단위 휴양지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해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의 발길이 늘고 있다고 한다.
남포방조제 끝에 위치 한 용두해수욕장.
웅장한 송림으로 이루어진 가족단위의 사계절 휴양지로 충청도 야생조수 실태 고정조사지로 지정될 만큼 자연 조건이 훌륭하다.
보령시 대천 해수욕장에서 약 5km 정도 떨어져 있는 용두해수욕장은 보령시가지에서 가는 길이 인상적이라고 한다.
해수욕장 백사장 뒤에는 방벽이 있고 그 위에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게 소나무 숲이 형성돼 있어 시원한 그늘을 이루고 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못 보고 지나친다.
솔숲 곳곳에 야영을 할 수 있는 터가 있어 한여름 가족단위 캠핑장소로 더할 나위없이 좋은 곳이라고 하니 올 여름을 기약할밖에...
용두해수욕장 주차장에 동백관이라는 근로자 복지회관이 들어서 숙박과 편의시설을 제공하기도 한다. 동백관은 4인 이상 근로자를 두는 사업장에 근무하는 근로자로 의료보험증이나 사원증, 재직증명서 등을 제시할 경우에는 약 30% 정도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해수욕장의 길이는 1킬로미터 남짓 되며 경사도 완만하고 모래 질이 뛰어나다고 한다.
용두해수욕장을 눈으로 보고 다시 길을 나서 죽도라는 섬에 이른다.
방조제에서 우측으로 다리만 건너면 바로 죽도이다.
보령시 남포면에서 서남쪽으로 8.1㎞, 최치원 유적지가 있는 보리섬 서쪽 1.5㎞ 지점에 있는 섬으로 옛날 대나무가 울창하였던 섬이라 하여 대섬 또는 죽도라 부르게 되었다.
대천해수욕장에서 3㎞ 떨어져 있는 남포 방조제와 연계되어 있는 섬으로 대천 해수욕장과 남포 방조제 끝머리에 있는 용두 해수욕장의 중간 지점에 있는 섬이다.
관광특구 지역으로 지정되어 앞으로 호텔을 비롯한 콘도미니엄, 해양 스포츠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작으나마 어촌이 형성되어 있고 포장마차 식 횟집도 여러 곳이 있다.
갯벌 여기저기서 갸우뚱 몸을 못 가누며 만조를 기다리는 어선들은 평화로운 어촌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죽도를 나서 방조제를 가다가 왼쪽 최고운 유적지 표지를 따라 시멘트 길을 들어선다.
최고운 유적지 보리섬.
남포면(藍浦面) 월전리(月田里) 영전(令田) 서북쪽으로 섬이 있는데 이 섬을 보리섬(맥도)(麥島)이라고 부르며 섬 안에 높이 30m 넓이 150㎡의 병풍바위가 있는데 여기에 최치원이 한시를 새겼다고 하나 지금은 마모되어 흔적이 없다. 이곳을 통일신라 때의 대학자인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의 유적지라고 부른다.
1995년 남포방조제 건설 전에는 섬이었으나 지금은 육지가 되었다.
신라말엽에 난세(亂世)를 비관하여 전국을 유랑할 때 이곳을 찾은 그가 경치가 아름다운 이곳에 유하면서 글을 읽었다 하고 바위에 글씨까지 새겨 놓았었다 한다.
최치원은 자를 고운(孤雲) 또는 해운(海雲)이라고 부른다.
그는 끝내 세상의 뜻을 등진 듯 퇴관하고 산천을 소요하며 글을 읽으며 글을 쓰며 살아갔다.
남포엔 맥도(麥島)의 경치가 좋아서 묵었다.
바위와 바다에 매혹되어 이곳에서 글을 읽었다.
그는 명승지를 두루 찾아다니며 한나라의 기우는 운명을 탄식하며 살다가 95세로 고려 광종(光宗)때 죽었다.
일어나는 고려의 태조(太祖) 왕건에게 고려는 새로운 나라로 융성할 것이라고 예시를 알렸다 한다.
그래서 그의 문하생들이 고려 건국에 많이 출사하였으며 그는 죽어서 고려로부터 문창후(文昌候)라는 증시를 받았다.
천재적인 학문의 선각자로서 불운할 때 세상에 태어나서 한문학을 정립하였다.
경주최씨(慶州崔氏)의 시조(始祖)가 또한 최치원(崔致遠)이다.
최치원이 거닐던 병풍바위를 뒤로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무창포해수욕장.
길이 1.5km. 웅천해수욕장이라고도 하는 곳에 이른다.
1928년 서해안에서 최초로 개장된 무창포해수욕장.
백사장 길이 1.5km 수심 1~2m, 백사장 50m, 수온 22℃, 경사도 4도의 해수욕장.
대천(大川) 남남서쪽 13km, 웅천 북서쪽 4.5km 지점에 위치하며, 북쪽 8km 지점에는 대천해수욕장이 있다.
무창포 남쪽 해안에 남북으로 길게 펼쳐진 모래사장에는 수목이 울창하고 송림 사이로 해당화가 만발한다.
석대도(石臺島)를 비롯한 수많은 도서와 암초가 산재하고 물결이 잔잔하여 해수욕장으로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무창포해수욕장은 석대도 까지 1.5㎞의 바닷길이 열려 모세의 기적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매월 음력 보름과 그믐사리 때를 전후하여 4~5회 조수간만의 차로 석대도 까지 "S"자 모양의 우아한 곡선으로 펼쳐지고 양옆으로는 파도가 넘실댄다.
자연의 신비는 바다 한가운데 1.5km에 달하는 바닷길을 1시간 20분 정도 만든다.
무창포 바닷길 열림 현상은 보령의 대표적 관광 자연유산으로써 그 가치가 높다 하겠다.
무창포 바닷길 입구에서 자연산 굴을 채취하여 파는 아낙네.
삶의 고단한 여정이 얼굴에 묻어남에도 웃음만은 결코 잊지 않는다.
이분들로 인하여 무창포해수욕장에서 굴밥으로 점심을 때운다.
오후5시가 되어야 모세의 기적을 볼 수 있단다.현재시간 오후2시.
동백꽃이 나를 기다린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다시 방조제가 나타난다.
부사방조제.
충청남도 서천군 춘장대해수욕장에서 웅천을 막아 무창포해수욕장 방향으로 연결하는 3.7km의 방조제이다.
방조제 주변에는 바다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들며 낚시시즌이 되면 방조제 경사면에 차량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고 한다.
부사방조제는 바다와 민물낚시를 동시에 할 수 있으며 방조제가 완만한 타원형의 곡선을 이루고 있어 방조제 자체의 아름다움이 있으며 방조제 위에 서면 한눈에 서해바다를 볼 수 있고, 반대편으로 너른 들판과 멀리 산이 어우러져 눈이 시원한 곳이다.
춘장대해수욕장에서 방조제로 이어지는 607번 도로에는 바다 전망이 좋은 횟집과 식당, 모텔이 늘어서 있다.
춘장대해수욕장은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마침내 서천해양박물관을 지나 마량리 동백나무숲에 이르렀다.
많이 알려진 관광지이다 보니 길가에 민박집과 횟집이 즐비하다.
드넓은 주차장에서는 주꾸미축제가 한창이다.
천연기념물 제169호. 면적 8,265 m2. 1965년 4월 1일 지정. 지정사유 동백림. 공공 소유.
마량리에는 대규모 발전소가 있고, 그 뒤쪽 낮은 언덕(해발고도 약 30 m)에 동백나무숲이 있으며, 숲 안에는 동백정이란 아담한 정자가 있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중층(中層)누각이다.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정면 2째칸 누 아래 기둥 사이로 오력도가 아름답게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이는 누를 지을 때 관람객을 배려한 프레임의 배치인 것을 짐작 할 수 있다.
이곳에는 높이가 2~3 m인 동백나무 80그루 정도가 여러 곳에 산재해 있는데 매 년 4월이면 동백꽃이 만발하여 장관을 이룬다.
약 300년 전에 마량 첨사(僉使)가 바다 위에 꽃뭉치가 떠 있는 꿈을 꾸었다.
그리고 그 꽃나무를 심어 증식시키고 제단을 세워 제를 지내면 험난한 바다를 안전하게 다니고 마을이 번성할 것이라는 계시를 받아 바닷가에 나가보니 정말 그러한 꽃이 있었다.
이 꽃을 가져와 심은 것이 이 곳 동백나무숲으로 되었다고 전해진다.
그 후 마을사람들은 해마다 음력 정월에 이곳에 모여 제를 올리며 풍어(豊漁)와 평안을 빌고 있다.
생각했던 것보다 동백나무가 많지는 않다.
잔뜩 허리를 숙이고 들어선 오백년 동백나무 숲은 세월을 말하듯 나뭇가지가 굵고 부챗살처럼 넓게 퍼져 있다.
서해바다의 세찬 겨울 풍파를 견디며 3월부터 4월까지 유난히 붉은 꽃을 피우는 이곳에 들어서면 밖과는 사뭇 다른 감흥을 느끼게 된다.
꽃이 지는 시기인 5월까지도 듬성듬성 피어난 동백꽃이 제철인 듯 피어 있어 숲으로 들어온 사람들을 늦은 봄까지 반긴다.
꽃이 떨어져 있는 오솔길을 걸어본다.
떨어진 꽃을 보고 있자니 애잔한 마음이 든다.
동백꽃 사이사이에 앙증맞게 피어 있는 이름 모를 작은 꽃.
동백과 어우러져 눈을 즐겁게 해 준다.
동백 숲을 나와 동백정에 올라 바라보는 서해바다는 아름다운 오력도와 그 앞을 오가는 고깃배가 어우러져 평온한 바다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서해바다의 풍광과 어우러진 오력도의 또 다른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또 이곳에 서면 동백숲 전경과 해송림을 한눈에 볼 수 있는데 주차장 방향으로 동백숲 너머 바닷가에 근사한 해송림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곳은 관광을 마친 관광객들의 휴식과 담소처로 송림사이로 보이는 서해바다의 풍광이 있어 더욱 좋은 곳이다.
앙증맞은 아름다움이 있는 오력도가 지척에 있어 더욱 아름다운 마량리 동백나무 숲.
오력도는 바다낚시꾼들의 낚시터로 애용되어지는데, 마량리 인근 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우럭, 놀래미, 강성돔 등이 많이 잡힌다고 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서해바다는 쪽빛이라 할 만큼 서천의 바다 중 유난히 맑은 곳이다.
또 서천은 리아스식 해안이라는 천혜의 자연을 갖고 있어서 아름다운 해넘이를 다양하게 볼 수 있는 곳으로 춘장대, 동백정, 마량포구, 장포리 등의 해넘이 중 이곳 동백정의 해넘이는 그중 제일 아름다운 곳으로 해질 무렵이면 사진작가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 곳이다.
동백정은 바다 쪽 절벽으로 기암괴석이 웅장하게 펼쳐져 더욱 아름다운 곳이다.
파도를 맞는 바위 언저리에 듬성듬성 앉아 있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낚시꾼으로 바다와 맞닿은 기암괴석과 그곳에 올라 입질을 기다리는 낚시꾼 들은 원래 하나였던 듯 썩 어울리는 풍경을 자아내는 곳이며, 이곳은 바다낚시꾼들의 낚시터로 애용되어지고 있다.
마량리 인근 바다에서는 우럭, 놀래미, 강성돔 등이 많이 잡히고 있다고 한다.
마량리 동백나무숲은 3월부터 4월까지 유난히 붉은 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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