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그곳에 가고 싶다

한국에 이런곳이… (남해)

서프란 2007. 11. 16.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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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이런곳이… 힐튼 남해 골프&스파

바닷물은 물론 어선도 드나드는 바닷물길을 가로질러 샷을 날리는 14번홀. 힐튼 남해 골프& 스파 리조트는 이처럼 물을 가로지르는 홀이 4개나 된다. 사진제공= 힐튼 남해 골프&스파 리조트

 

《‘휴(休)’ 그리고 ‘숙(宿)’.

‘리조트(Resort)’라는 단어를 한자어로 옮기면 이렇게 되리라. ‘휴식+숙박’이란 공식의 답을 우리말로 구하면 ‘쉼터’다. 아주 편안한 잠자리가 있는 느긋한 쉼터.

 

편안한 쉼을 지고의 선으로 삼는 ‘느림의 여행(Slow travel)’이 지구촌의 큰 흐름을 이루고 있다. 이곳저곳을 바삐 돌아다니는 관광보다는 휴식이 우선한다. 마이위켄드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여행지를 돌아다니며 트렌디하면서도 품격을 갖춘 ‘休&宿’ 쉼터를 발굴해 연재한다.

 

지난해 경남 남해도의 호젓한 해안에 문을 연 세계적 호텔체인 힐튼의 ‘월드와이드 리조트’ 브랜드인 ‘힐튼 남해 골프 & 스파 리조트’부터 들러보자.》

 

남해(南海) 바다는 쪽빛이다. 물에 손을 담그면 금방 물이 들 듯 짙기도 짙다. 그래서인가. 바다에서 향내가 난다. 소금기 섞인 갯내가 아닌 풋풋한 해초향이다.


바다도 계절을 탄다. 여름보다는 겨울이 돋보이고 봄보다는 가을이 멋지다. 쪽빛 자체가 분기탱천해 솟구치는 열혈의 기운보다는 다소곳이 잦아드는 침잠의 수줍음에 더 잘 어울린다.


남해의 섬은 죄다 산악이다. 바위 아니면 가파른 산이다. 바다 남해가 아닌 섬 남해도 마찬가지다. 남해도에서 평지란 드물다. 해안까지도 산기슭이 다이빙하듯 내리꽂힌 형국이다. 가천 다랭이 마을도 그런 데 있다. 오죽하면 삿갓배미(삿갓을 벗어 내려놓으면 그 아래 감춰질 만큼 조그만 논배미)라는 말까지 나왔을까.

 

클럽하우스가 있는 언덕에 자리 잡아 골프코스는 물론 여수만의 아름다운 남해 바다까지
조망되는 전망 좋은풀.


힐튼 남해 골프 & 스파 리조트는 가천 다랭이 마을에서 멀지 않다. 자동차로 15분 거리다. 리조트 역시 언덕의 해안이다. 어떻게 평지형 골프코스(18홀)가 들어섰을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대답은 좀 싱겁다. 해안매립지여서다. 또 이곳(남면 덕월리) 자체가 좀 평평하기도 해서 리조트 입지로 선택된 거다.


리조트는 여수시에서 배로도 갈 수 있다. 유람선을 개조한 워터택시로 여수만을 건너면 된다. 리조트가 있는 덕월리는 그 바다를 사이에 두고 여수와 마주하고 있다. 가을 하늘은 바다에서 보니 더 높고 청명했다. 30분쯤 지났을까. 배는 남해스포츠파크가 있는 서상항(서면)에 닿았다. 남해스포츠파크는 잔디구장 등 운동시설에 숙소까지 갖춘 스포츠 콤플렉스다. 기후가 좋아 한겨울 전지훈련장으로 애용되는 남해군의 관광수입원 가운데 하나다.


이런 사실이 힐튼 남해 리조트의 입지를 잘 말해 준다. 겨울 기온을 보자. 서울보다 2도나 높고 바람은 제주도의 5분의 2 수준이다. 일조시간도 서울의 1.3배, 제주도의 2배다. 눈도 안 내리니 한겨울 골프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를 만하다. 먼 거리(서울에서 420km·진주통영고속도로 이용 시 4시간 30분 소요)가 흠이라지만 항공편(여수 사천공항)을 이용하면 시간은 절반쯤으로 줄어든다.

 

여수망이 조망되는 정원과 수변공간(야외 풀)으로 둘러싸인 그랜드빌라 1층의 침실.
삼면의 통유리창 덕분에 야외인 듯한 개방감을 주는 로맨틱한 공간이다.


서상에서 리조트까지는 자동차로 5분 거리. 리조트 초입이건만 시설이 눈에 띄지 않는다. 가을걷이 이후 황토를 드러낸 산기슭 논밭의 한적한 풍경만 시야에 들어올 뿐. 주변 풍광을 해치지 않으려고 노력한 친환경적 조경의 결과다. 언덕을 타고 오르는 진입로 중턱에 서야 비로소 리조트 모습이 드러났다. 거부감 없는 리조트의 입지. 모름지기 환경의 시대에 최고를 지향한다면 이 정도의 노력은 보여야 하지 않을까.


자동차는 언덕마루 클럽하우스 앞에 멎었다. 그런데 이 건물은 외양부터가 심상치 않다.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를 직선과 사각 면으로 패러디하면 이렇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파격적이다. 리조트의 리셉션도 겸하는데 실내로 들어서니 자연의 채광이 아주 좋았다. 긴 여행의 끝에서 만나는 이런 따뜻하고 밝은 빛의 공간은 그 어떤 웰컴 드링크보다 좋다.


클럽하우스는 언덕배기에 기대어 지어졌다. 언덕 아래쪽인 골프스타트에서 보면 상당한 높은 편이다. 로비층의 레스토랑 ‘브리즈’는 좋은 전망대가 된다. 골프코스는 물론 바다까지 한눈에 조망된다. 유리창 밖의 야외 테라스에서 외국인 두 사람이 와인을 홀짝이며 쪽빛 바다를 감상한다. 누군지 몰라도 이 가을에 휴식처 선택만큼은 제대로 한 듯싶다. 부디 좋은 추억 오래도록 간직하기를….

 

클럽하우스에 있는 '더 스파'의 노천탕 스타일 욕장.
통유리창을 통해 남해 바다와 섬 풍광이 훤히 내다보인다.


모름지기 리조트라면 이 세 가지를 완벽히 갖춰야 한다고들 말한다. 위치와 서비스, 건축이다. 힐튼 남해는 ‘건축’도 수작이다. 국내서는 드문 독특한 외양이지만 거부감은커녕 산뜻한 매력까지 풍긴다. 곡선의 바다에서 직선의 건축은 좀 파격이다. 그러나 동시에 포인트이기도 하다. 악보상의 스타카토처럼. 외국 브랜드(힐튼 월드와이드 리조트)의 시설인 만큼 설계자도 외국인일 듯싶지만 아니다. 민성진(SKM건축사무소) 씨의 작품이다.


인테리어는 익스테리어(외관)를 능가한다. 객실은 크기별로 네 종류지만 건축물은 4층형(스위트빌라)과 복층 독채(그랜드빌라·78평형) 두 가지뿐이다. 객실의 실내는 외관과 다르지 않게 역시 심플하고 모던하다. 똑같은 크기로 침실과 욕실(스위트빌라)을 거실 양편에 대칭 배치한 점이 돋보인다. 골퍼가 주 고객인 점을 유념한 설계다. 그랜드빌라(복층 독채)는 이런 침실이 4개여서 네 부부 혹은 골프 두 팀이 함께 지낼 수 있다.


가장 럭셔리한 그랜드빌라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여수만이 조망되는 정원에는 풀이 있다. 실내에 있어도 통유리창을 통해 정원이 내다보이는 노천탕형 자쿠지(물 분사 노즐을 갖춘 욕조)도 있다. 널찍한 거실도 거대한 통유리창을 통해 정원과 소통된다. 통유리창을 이용한 개방감은 1층 침실에서 극대화된다. 벽의 세 면이 모두 통유리다. 그리고 유리창 밖은 풀이라는 수변공간으로 치장했다. 밖에서 훤히 들여다보이는 로맨틱한 유리 침실. 샌드라 불럭과 키아누 리브스가 주연한 영화 ‘레이크 하우스’에 등장하는 미시간호반의 유리 집을 연상시킨다.


이 침실은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지난해 10월 그랜드오픈 직후 TV 드라마 ‘환상의 커플’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당시 누리꾼의 반응은 뜨거웠다. 저기가 어디냐, 한국에 저런 곳이 있느냐는 질문이 쇄도했는데 아직 다녀온 이가 거의 없었던 탓이다.


‘힐튼 월드와이드 리조트’는 글로벌 호텔체인 힐튼이 소유한 여러 숙박브랜드 가운데 하나. 전 세계 19개국에 56개가 있고 그중 16개가 챔피언십 골프코스를 갖춘 리조트다. 이곳 힐튼 남해도 그중 하나다. 힐튼 남해의 골프코스는 보기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쪽빛 바다가 초록의 페어웨이와 그린을 에두른 멋진 풍광 덕분이다. 18홀 중 11개에서 바다가 보이고 바다에 접한 것도 7개나 된다. 또 4개는 바닷물을 가로질러 샷을 날리는 코스다. 그중에서도 백미는 섬처럼 보이는 절벽 밑 그린을 향해 공을 치는 4번홀이다.

 

클럽하우스의 로비층에 자리 잡은 전망 좋은 레스토랑 '브리즈'.
야외 테라스에서는 남해 풍광이 한눈에 바라다 보인다.


여수만이 멀리 바라다뵈는 언덕마루의 야외 풀, 찜질방에 사우나까지 갖춘 ‘더 스파’. 모두 웰니스(참살이) 개념의 좋은 휴식처다. 전망 좋은 레스토랑 ‘브리즈’, 풀사이드 카페인 이자카야 레스토랑 ‘하지케루’, 바닷가 언덕의 생선회식당 ‘호라이즌’도 ‘힐튼’이라는 브랜드에 잘 어울리는 구어메(미식가) 레스토랑이다. 미국의 요리학교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출신의 김광열 씨가 마스터 셰프(총주방장)인 만큼 우리 입맛을 감안한 음식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


힐튼 남해는 ‘힐튼 월드와이드 리조트’라는 브랜드로는 한국 최초의 리조트다. 그리고 이 리조트는 부인(한국인)과 함께 남해에 살면서 딸이 동네 유치원에서 배운 경상도 사투리 때문에 매일 웃고 지낸다고 말할 만큼 남해 사랑이 깊은 30대 중반의 총지배인 닐스 아르네 슈로더(독일인) 씨 덕분에 그 분위기가 더욱 싱그럽다. 프랑스 정부의 성공적인 지중해안(랑그독루시옹 지역) 관광개발을 본뜬 남해안 관광벨트개발사업의 79개 프로젝트 가운데 최고로 선정된 ‘국산 글로벌 리조트’이니만큼 꼭 한 번 찾아 보기를 권한다.


남해(경남)= 도깨비뉴스 여행전문기자 동분서분

 

● 여행정보

◇찾아가기 ▽손수 운전=대전∼대전통영고속도로∼진주 갈림목∼남해고속도로∼사천 나들목∼국도 19호선∼서상∼리조트 ▽항공=여수공항, 사천공항에서 1시간∼1시간 10분, 김해공항에서 2시간 소요.

 

◇리조트 ▽홈페이지=www.hiltonnamhae.com ▽전화=055-863-4000 ▽주소=남해군 남면 덕월리 산 35의 5 ▽이용 요금(세금 봉사료 별도) △객실=스튜디오스위트 48만7000원, 딜럭스스위트 58만7000원, 그랜드빌라 94만7000원 △액티비티=골프, 아로마 세러피와 마사지, 선상낚시 등 다양하다.

①골프=그린피는 주중 13만2000원, 주말 16만2000원. 카트, 캐디피는 8만 원 ②더 스파=입장료 1만2000원 ③피싱투어=선상낚시 25만 원(5명), 갯바위낚시 3만 원(채비 포함), 섬 투어 15만 원(1시간·11명). 10∼12월은 감성돔 철인데 새벽 낚시가 조황이 좋다. 문의 아이펀 055-862-15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