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그곳에 가고 싶다

팔만 대장경을 만든 강화도 선원사.

서프란 2007. 8. 2. 21:57

 

0

곱창1인분이 전하는 ‘All that 선원사’

선원사 절터라고 알려진 곳

 

 일반적으로 팔만대장경 하면 대몽항쟁과 팔만대장경을 현재 보관하고 있는 경남 합천의 해인사를 떠올리지만, 실제 팔만대장경을 만든 곳인 강화도의 선원사는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절은 폐허가 되고 숲에 묻혀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졌기 때문이지요.

 

 과거의 절인 이 선원사를 현재 성원이란 법명의 스님이 복원하려 노력중입니다. 이 스님은 옛 절터로 짐작 되는 곳 바로 앞에 선원사라는 절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자금이 모이는데로 조금씩 발굴해 가고 있는데 고려시대 유물이 계속 출토되고 있습니다.

 

 근처 어디든 굴삭기로 긁기만 하면 고려시대 기왓장이 우글대며 나오고요. 다만 현재 이자리가 100% 옛 선원사지 터라고 단정지을 만한 확정적인 증거 유물 나오지 않아 애태운다고 예전에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확정만 되면 조계종이든 국가든 어디로 부터는 복원해줄 근거를 마련할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어쨌든 대몽항쟁 중 최우가 지은 그 선원사는 우리나라 역사상 불교가 가장 융성했던 시기인 고려시대에서도 두 번째로 커다란 사찰이었다고 합니다. 

 

 이 선원사가 원인이 되어서 이 동네의 이름도 선원면입니다. 정확히는 강화군 선원면 지산리죠. 이 지역의 대부분은 논이었었는데 연을 심게 된 동기는 좀 서글픈 사연이 있습니다.

 

 

 쌀 소비가 줄어든 데다 수입 농산물들이 흔해지다 보니 영세 농민들은 논농사를 지어도 남는 게 없던 것입니다. 영농 대출자금도 못 갚고 오히려 적자가 나버렸던 것이죠. 그래서 정부쪽에서는 어차피 소비도 안 되는 쌀 추곡수매가를 마냥 보장해 줄 수도 없어 장사가 안 되어 놀리는 농토에 거꾸로 휴경비라는 명목으로 보상금을 주게 됐습니다. 논이었던 자리니 물은 고이지만 벼는 없죠.

 

 여기서 성원스님이 기왕 놀리는 거 연이나 심자고 팔 걷어 붙여 그 자리에 연을 심기 시작했습니다. 그 작업이 주변 휴경농지로 번지다 보니 연 밭이 엄청나게 커진 것입니다. 연 밭이 커지다 보니 철되면 꽃들도 피고 그러니까 거기 있는 사람끼리만 보기는 아깝다 싶어 연꽃축제라는 이름을 걸고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2003년도의 강화도 선원사의 1회 논두렁 연꽃축제의 시발점입니다. 올해 5회째네요. 아직 다른 대단위 연꽃 축제하는 곳에 비교하기에는 어려운 듯 싶습니다. 하지만 선원사라는 절이 지닌 역사성, 거기에 이것저것 자잘한 이벤트를 섞어 놓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며 매년 조금씩 규모를 불리는 중입니다. 요즘은 거꾸로 연 자체의 쓰임새가 많아져 연근 등이 중요한 수익원이 돼가고 있습니다.

 

 

 원래 성원스님은 강화의 유명한 절인 전등사에 있다가 독립해 나온 분입니다.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지만 공개적으로 말하긴 그렇고 어쨌든 선원사로서의 출발은 개척교회들의 그것과 매우 유사합니다. 다 쓰러져 가는 초가집에 선원사란 간판만 달랑 걸어놓고 시작했던 겁니다.

 

 그래도 전등사에 시주하시던 분들 중에 개척절(?)까지 따라오셔서 많은 도움이 됐다는 게 좀 다르겠죠. 이 사진은 그나마 나중에 기와를 올린 모습입니다. 앞에 있는 법륜도 또 그 뒤에 생긴 거고요.

 

 

 큰 법당(대웅전) 모습입니다. 개척절의 태가 물씬 나네요. 그래도 내부는 꽤 화려하고 요란하게 꾸며놓았습니다. 현재로선 가람배치나 그런거 신경쓸 여지가 없겠죠. 무엇보다 선원사가 복원되면 그 자리가 진짜 선원사가 될테니까요.

 

 

 

 

 

 

 

 

 일단 논두렁을 돌아보면 분위기는 대략 이렇습니다. 대충 이 사진은 오후 2-3시경 찍은 것 같은데 원래 연꽃을 보기 가장 좋은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랍니다. 참고하세요.

 


 공연장 분위기 입니다. 아직 준비 중이라 썰렁하군요. 오후 4시정도나 돼야 무대가 찰 겁니다.

 


 이것은 밑그림을 그려놓고 아이들이 그 위에 색칠을 해서 액자에 끼워 집에 가져가도록 하는 행사입니다. 공짜 아닙니다.

 

 

연으로 만든 여러 '먹을거리'들. 금강산도 식후경이죠.

 

 

 

 

 중간에 임시 하우스를 만들어 전시와 여러 이벤트도 하고 있습니다. 설봉스님은 강화에 도예공방을 차려 놓고 매우 열심히 작업 하시는 분입니다. 알기 쉽게 가격도 써놓았으면 좋았을 것을. 좌우간 이 전시 말고도 다른 그림 전시도 있었습니다.

 


 어느 스님이 부채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붓을 쥔 모습이 특이하네요. 인쇄물이 아닌 오리지널임을 감안 한다면 얼마나 하는지는 몰라도 반드시 하나쯤은 기념으로 챙겨 가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연 대의 외곽을 잘라 살살 돌리면서 당기니 실 같은 것이 생겨나네요. 이것을 실처럼 사용해 옷감도 짠다고 합니다. 사진의 옷감 중 큰 것은 미얀마에서 어떤 스님이 짜왔다는데 가격이 30만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수행자로서 사치스러운 가사는 꼴불견이라는 생각.

 

 

공연장에 공연하러 가는 모습

 

강화군의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항상 애 많이 쓰시는 군수님(오른쪽)도 오셨네요.

 

 

 

 선원사에는 ‘우보살’이라는 이름을 가진 특이한 소가 있습니다. 혀로 목탁소리를 냅니다. TV에서 목탁소리 내는 소라고 화제가 되니까 성원스님이 숨도 안 쉬고 달려가서 사왔다고 합니다.

 

 

 

 목탁소리 내는 소란 소는 다 훑으려는지 벌써 세 마리가 있습니다. 실제로 앞에서 목탁소리를 내더군요. 중간에 혀 내미는 모습이 목탁 소리를 내는 중입니다. 세속적인 호기심을 종교에 결부시켜 생각하는 것은 싫지만, 어쨌든 많은 사람 특히 애들이나 나이 드신 불교신자 분들의 흥미를 많이 자극하는 모양입니다.

 

 


 오늘(8월1일)은 날이 흐려서 사진찍기에 조건은 별로 안좋았습니다. 연꽃 축제는 오늘 8월 1일부터 8월 5일까지 입니다. 내용에는 없지만 막걸리 좋아하시는 분들은 여기서 먹을 수 있는 연근막걸리는 반드시 드셔보셔야 합니다. 진짜 뒷 맛이 남지 않는 달고 걸쭉한 맛이 최고입니다. 아스파탐 따위나 집어 넣는 요즘 일반 시중 막걸리와는 맛의 차원이 다릅니다.   

 

선원사 홈페이지: http://www.seonwonsa.com/

강화도= 도깨비뉴스 애독자 곱창1인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