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보다 서러운 그리움
- 김 지나 -
뒤척이다 잠을 깨어보니
창문 밖 세상은 밤새 울고 있다
잿빛 새벽녘
그리움으로 몸살을 앓다가
아직 잠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최면에 걸린 공허한 눈빛으로
수화기의 숫자를 꾹꾹 눌러본다
태평양 저편에서 들려오는
낯익은 목소리
"지금은 외출 중이니 메시지를 남기세요"
듣고 싶던 그리운 목소리를 붙들고
보고싶다
네가 몹시도 보고싶었다라는 고백을
나는 왜 남기지 못하는가
한번, 다시 한번 같은 번호를 누르고
"지금은 외출 중이니 메시지를 남기세요"
변함없이 밝은 목소리가 들려올때마다
마음으로만 메시기룰 남기는
이른아침
세상은 회색으로 앉아 빗물을 마시고
밤새 부재중인 사람을 그리워한다
아쉬움으로 다시 눕는 내 마음은
빗물보다 진한 눈물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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