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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과응보 (한 마디의 말로 목숨까지 끊은 사람도 있건만)

서프란 2009. 4. 1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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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

언론에 호소합니다. 저의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부탁합니다.

그것은 제게 남은 최소한의 인간의 권리입니다.
저의 집은 감옥입니다. 집 바깥으로는 한 발자국도 나갈 수가 없습니다.
저의 집에는 아무도 올 수가 없습니다. 카메라와 기자들이 지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도, 친척들도, 친구들도 아무도 올 수가 없습니다.

신문에 방송에 대문짝만하게 나올 사진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아마 이상한 해설도 함께 붙겠지요.

오래 되었습니다. 이 정도는 감수해야겠지요. 이런 상황을 불평할 처지는 아닙니다.

 저의 불찰에서 비롯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다 할지라도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사생활은 또한 소중한 것입니다.
창문을 열어 놓을 수 있는 자유, 마당을 걸을 수 있는 자유, 이런 정도의 자유는 누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지금 이만한 자유가 보장이 되지 않습니다.
카메라가 집안을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에는 집 뒤쪽 화단에 나갔다가 사진에 찍혔습니다. 잠시 나갔다가 찍힌 것입니다.
24시간 들여다보고 있는 모양입니다.
어제는 비가 오는데 아내가 우산을 쓰고 마당에 나갔다고 또 찍혔습니다.

비오는 날도 지키고 있는 모양입니다.

방 안에 있는 모습이 나온 일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커튼을 내려놓고 살고 있습니다.

먼 산을 바라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보고 싶은 사자바위 위에서 카메라가 지키고 있으니 그 산봉우리를 바라볼 수조차 없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은 사람에게 너무 큰 고통을 주는 것입니다.

언론에 부탁합니다.

제가 방안에서 비서들과 대화하는 모습, 안 뜰에서 나무를 보고 있는 모습, 마당을 서성거리는 모습,

이 모든 것이 다 국민의 알권리에 속하는 것일까요?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간곡히 호소합니다.

저의 안마당을 돌려주세요. 안마당에서 자유롭게 걸을 수 있는 자유,

걸으면서 먼 산이라도 바라볼 수 있는 자유, 최소한의 사생활이라도 돌려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