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글.

우리 언젠가 걷다가 다시 만나면

서프란 2008. 7. 2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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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언젠가 걷다가 다시 만나면
        장 시하
        우리 언젠가 걷다가 다시 만나면 처음 만난 사람처럼 모른척 스쳐 지나가자 스치는 짧은 시간에 아무 말도 하지를 말자 세월에 녹슬어 귀퉁이에 버려진 시계처럼 우리의 사랑의 태엽은 이미 멎었다 우리 한때 사랑했던 시간은 영원히 건질 수 없는 회억(回憶)의 강물에 버려진지 오래인데...... 언젠가 목 놓아 울어볼 날 있지 않으련가 많은 날을 아파한 기억들도 많은 날을 속울음 깊이 삼켰던 날들도 모두 다 건널 수 없는 저 강물위에 던져버린지 오래인데...... 우리 언젠가 걷다가 다시 만나면 처음 만난 사람처럼 모른척 스쳐 지나가자 스치는 짧은 시간에 아무 말도 없이 스쳐 지나가자 그대가 걸어야할 길로 내가 걸어가야할 길로 걸어가자 가다가 누군가가 당신이 걷는 길가에 심어 놓은 꽃을 만나면 가다가 다다른 바닷가 모래사장에 그대 이름 새겨져 있으면 가다가 처음 만난 그 자리에 누군가 서 있으면 그대여 아무 말도 없이 모른 척 스쳐 지나가라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면 아무 말없이 스쳐 지나가자
        *장 시하 신작시집*
        "별을 따러 간 남자"중에서
        -책나무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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