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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원이 죄 없이 추방을 당해
강과 못 사이를 쏘다니고
연못가 거닐며 슬픔 노래 읊조리니
얼굴은 시름겨워 초췌해지고
형용은 비쩍 말라 야위었더라.
어부가 이를 보고 물어 말하길.
` 그대는 삼려대부(三閭大父) 아니신가요?
이런 곳엘 무슨일로 오신건가요?`
굴원이 대답하여 말을 하기를,
` 온 세상 모두가 흐려 있는데
나 혼자만이 맑고 깨끗했으며,
뭇 사람들 모두가 취해 있는데
나 혼자만이 맑은 정신 깨어 있어서
그만 이렇게 추방당한 거라오.`
어부가 이 말 듣고 말을 하기를,
`성인은 사물에 막힘이 없어
세상과 추이(推移)를 같이 한다오.
세상사람 모두가 흐려 있다면
어째서 진흙물 흙탕질을 쳐
그 물결 더 높이 일으키질 않으며.
뭇 사람 모두가 취해 있다면
그 술 지게미 배불리 먹고
박주(薄酒)나마 마셔 두지 않고서
어째서 깊은생각 높이 행동해
스스로 추방을 불러 왔나요?`
굴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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