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선승이 공(空)의 도리를 깨달았다며
그의 깨달은 경지를 나타내고자 매우 거드럼을
피우며 덕높은 선사를 찾아가 이렇게 말했다.
"불(佛) , 중생(衆生)도 모두 다 공(空)이요
현상적 본성도 공이며, 깨달음도, 미혹도,
성스러움도, 평범도, 모두 다 공(空)이요"
그러자 선사는 장군죽비로 그 선승의 머리통을
"딱" 하고 때리자.
"아얏! 왜 때려요?"
"일체가 공이거늘 그 성질은 어디서 온거냐?"
"....................."
자성(自性)을 참으로 비우되 비움에 집착하지
말며, 무릇 마음을 완전히 비우는 것은 오히려
마른 고목이요 죽은 재와 같나니, 참 비움이란
무한한 진실이요, 모든 법이 자기 심중에 있는
것이라, 모름지기 공(空)에 집착하는 자는 공
(空)의 옷을 걸친것이니 공마저도 버려야 마땅
하리니, 마음을 꼭 붙들어 외계의 파도에 잡
히지 말며, 마음이 동요치 않으면 외물에 잡
히지 않는다. 도(道)는 우리를 자유로이 노닐
게 하나, 집착하노라면 외계의 일체가 우리의
속박으로 변하고 마는 것이다.
마음 마음 마음을 깨치는 것은
마음이 마음을 깨치는 것이 아니라
저 함개건곤(函蓋乾坤)하고 있는
마음의 자성을 깨치는 것이다.
마음이라 불성이라 하는 것은
마음의 작용을 이르는 말이며
마음 작용의 그 바탕이 아니다.
마음은 일체를 두루하는 것이며
일체는 마음에 의하여 나타난다.
심성(心性)은 만고일여(萬古一如)의
영각(靈覺)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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