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여백엔.

사람의 향기는 바람을 타지 않는다 .

서프란 2006. 12. 19.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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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게 하는 글▒






사람의 향기는 바람을 타지 않는다


옛날,
나랏님이 베푸는 연회장에 고승(高僧) 한 분이 초대되었다.


검박(儉博)함이 몸에 배인 스님은
허름한 평상복 입고 연회장에 들어가려 하자 제지를 받았다.


다시 돌아와
가사 장삼 두르고 주장자 들고
팔자 걸음에 헛기침 하고 나타나니....
안내하는 사람이 허리 굽신거리며 연회장으로 안내했다.


연회가 한창 무르익자
그 스님은 음식을 먹지 아니하고
장삼자락을 벌려 산해진미의 음식을 모두 쏟아 부었다.


사람들 눈이 휘둥그레지고
순식간에 장내 분위기는 냉랭하게 가라앉았다.


왕이 물었다.


"스님이 덕망있는 고승인 줄 알았더니..
짐의 연회장에서 이런 추태를 부리다니 어인 일이요?"


스님 왈,


"왕께서 초대하여 기쁜 마음으로 달려왔으나
내 옷이 남루하다 하여 들여 보내지 않더이다.
새 옷으로 갈아 입은 연후에 들어 올 수 있었으니
왕께서는 내가 아니라 이 옷을 초대한 것입니다.
그래서 옷에게 음식을 먹이는 중이요."


장내는 숙연해지고, 왕은 용상에서 내려와 백배사죄했다.







무릇 옳게 평가되어 질 것은
외형이 아니요, 사람됨됨이에 있거늘.


요즘은 온통..
학연..지연..혈연...금맥(金脈) 등이 세상을 지배하는
전도(顚到)된 세상이 되었다.


몇 평짜리 아파트..자동차는 몇 CC인가, 외제인가,,,
어느대학을 나왔나..고향이 어딘가..실세. 권력가. 금력가 누구를 아는가..
.....................등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고, 신분이 결정되는 해괴한 세상이다.


그러나 바로 알라.
정승집 개가 죽으면 조문객이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정작 정승이 죽으면 초상집이 한가하다는 옛 말처럼


권불십년(權不十年)이요, 화무백일홍(花無百日紅)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이라.


십 년 이상 지속되는 권력이 없고, 백 일 동안 피어나는 꽃이 없으며
사람을 포함한 모든 만물은 반드시 멸하나니....
꿈.. 환상.. 물거품..그림자와 같고, 이슬같고 번쩍하는 번갯불 같나니
이를 잘 관찰하여 집착하지 말지어다.






꽃에서 나오는 향기는, 바람따라 그 향내음이 번지지만
사람의 덕성에서 나오는 향기는,
바람의 영향을 전혀 받지않고, 하늘 땅..동서남북에 골고루 퍼지나니...


모름지기
스스로 향기로운 사람되기에 힘쓸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