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여백엔.

어느 노인과 아들의 대화

서프란 2010. 1. 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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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세의 노인이 52 세된 아들과 거실에 마주 앉아있었다.
그 때 우연히 까마귀 한마리가 창가의 나무에 날아와 앉았다.


노인이 아들에게 물었다.
“저게 뭐냐?”
아들은 다정하게 말했다.
“까마귀에요. 아버지”


아버지는 그런데 조금 후 다시 물었다.
“저게 뭐냐?”
아들은 다시,
“까마귀라니까요.”
노인은 조금 뒤 또 물었다. 세 번째였다.


“저게 뭐냐?”
아들은 짜증이 났다.
“글쎄 까마귀라구요.”
아들의 음성엔 아버지가 느낄만큼 분명하게 짜증이 섞여 있었다.


그런데 조금 뒤 아버지는 다시 물었다.

 네 번째였다.
“저게 뭐냐?”
아들은 그만 화가 나서 큰 소리로 외쳤다.


“까마귀, 까마귀라구요. 그 말도 이해가 안돼요.

왜 자꾸만 같은 질문을 반복해 하세요?”



조금 뒤였다.

아버지는 방에 들어가 때가 묻고 찢어진 일기장을 들고 나왔다.
그 일기장을 펴서 아들에게 주며 읽어보라고 말했다.


아들은 일기장을 읽었다.
거기엔 자기가 세 살짜리 애기였을 때의 이야기였다.
-“오늘은 까마귀 한마리가 창가에 날아와 앉았다.


어린 아들은
“저게 뭐야?”
하고 물었다.

나는 까마귀라고 대답해주었다.


그런데 아들은 연거푸 23번을 똑 같이 물었다.

나는 귀여운 아들을 안아주며 끝까지 다정하게 대답해 주었다.

나는 까마귀라고 똑같은 대답을 23 번을 하면서도 즐거웠다.

아들이 새로운 것에 관심이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했고
아들에게 사랑을 준다는 게 즐거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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