昔, 黃相國喜, 微時,
行野憩于路上, 見田夫駕二牛耕者, 問曰:
"二牛何者爲勝?"
田夫不對, 綴耕而至, 附耳細語, 曰:
"此牛勝."
公怪之, 曰:
"何以附耳相語?"
田夫曰:
"雖畜物, 其心與之同也. 此勝則彼劣,
使牛聞之, 寧無不平之心乎?"
公大悟, 遂不復言人之長短云.
석, 황상국희, 미시,
행야게우로상, 견전부가이우경자, 문왈:
"이우하자위승?"
전부부대, 철경이지, 부이세어, 왈:
"차우승."
공괴지, 왈:
"하이부이상어?"
전부왈:
"수축물, 기심여지동야. 차승즉피열,
사우문지, 녕무불평지심호?"
공대오, 수불부언인지장단운.
옛날 황희 정승이 미천할 때,
들을 거닐다 길에서 쉬면서,
농부가 두 마리의 소에 멍에하여
밭갈이를 하는 것을 보고, 묻기를:
"두 소 중에서 어느 놈이 낫소?" 하니,
농부는 (곧) 대답하지 않고 밭갈이를 마치고 와서,
귀에 대고 조용히 말하기를:
"이 소가 낫습니다." 하였다.
공은 괴이하게 여기고 말하기를:
"어찌하여 귀에 대고 말하오?" 하니,
농부가 가로대:
"비록 짐승이라 하더라도 그 마음은
(사람과) 한 가지입니다.
이 놈이 낫다고 하면 저 놈이 못한 것이 되니,
소로 하여금 이 말을 듣게 하면
어찌 불평하는 마음이 없겠습니까?" 하였다.
공은 크게 깨닫고 드디어 다시는
남의 장단점을 말하지 아니하였다.
*芝峰類說(지봉류설)
조선 중기의 학자 이수광(李睟光:1563~1628)
이 편찬한 백과전서. 20권 10책. 목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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