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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현장에서 인양된 단파무전기.(좌) 타이타닉 호에 탑승했던 유명 인사들의 면면을 기록한 사인보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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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 호 레스토랑에서 사용된 식기류.
입구에 있는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15분짜리 기록영화는 타이타닉의 위용을 짐작하기에 충분하다. 바다 밑 수천m를 파고들어간 특수카메라는 외관은 물론 승객들이 휴식을 취하던 객실과 밤낮으로 파티가 열리던 홀, 세 끼 최고급 요리를 제공하던 레스토랑, 좁은 공간에서 몸을 부대끼며 뉴욕 도착만을 고대하던 가난한 사람들의 3등 선실까지 구석구석을 누빈다. 영화 ‘타이타닉’을 눈여겨본 사람이라면 영화에 등장하는 타이타닉 호 세트가 이 다큐멘터리 필름에 담긴 바다 밑의 실제 타이타닉 호를 철저히 고증하고 탐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제작됐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침몰한 여객선에서 끌어올린 유물이 진열된 전시관을 따라 이동하면 타이타닉 호가 건조된 당시 내부 광경을 담아놓은 대형 사진을 볼 수 있다. 특히 중앙 홀을 찍은 사진은 최근 건조된 호화 유람선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여객선의 상하층을 연결한 계단과 난간, 눈부실 정도로 화려하게 장식된 실내와 각종 액세서리는 요즈음 대서양을 횡단하며 영국과 미국을 오가는 여객선보다 더 호화롭고 세련되다.
실제로 영화를 촬영한 곳은 타이타닉 호에 관한 자료가 보관된 핼리팩스 항구와 인근 해안, 미국 동북해안, 그리고 뉴욕이다. 배가 침몰하는 장면이나 대서양을 항해하는 장면을 촬영한 항구와 인근 해안은 영화보다 더 낭만적인 풍광을 간직하고 있다. 반짝이는 해변, 도심 한가운데 자리 잡은 드넓은 공원, 유럽풍의 건축물이 늘어선 거리, 영국 왕가에서 기증한 시계탑 올드타운 클록, 난공불락의 요새 등 흥미로운 볼거리가 즐비하다. 핼리팩스가 동화 ‘빨간머리 앤’의 무대인 프린스에드워드 섬과 더불어 캐나다 동부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이름 높은 이유를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영화에서는 그 모습이 등장하지 않지만, 연중 수많은 방문객이 찾는 핼리팩스 최고의 명소는 단연 항구다. 목조로 건축한 작은 가게와 카페, 레스토랑이 늘어선 항구지역은 북미에서 가장 오래된 나루터로 알려진 타트하우스까지 이어지는데, 그 풍광이 한 폭의 상상화를 연상시킬 정도로 아름답다. 영화가 촬영된 핼리팩스 항구지역에는 앙증맞은 상점과 낭만적인 카페 외에도, 자그마한 등대와 20세기 초에 건조한 탐사선 아카디아 호, 북대서양을 오가며 승객과 화물을 운반하던 화물선과 여객선을 개조한 카페와 레스토랑 등이 줄줄이 자리 잡고 있어 영화 속 분위기를 맛보기에 그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