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실.
맏 며느리 제사 넋두리
서프란
2008. 9. 17. 19:13
제사땜시 옷 사입을 돈두 읍써유 !
맏 며느리의 제사 넋두리
저번제사 지나갔네 / 두달만에 또제사네
내눈내가 찔렀다네 / 어디가서 말못하네
할수없이 그냥하네 / 쉬바쉬바 욕나오네
지갑열어 돈냈다네 / 중노동도 필수라네
제일먼저 두부굽네 / 이것쯤은 가비얍네
이번에는 나물볶네 / 네가지나 볶았다네
냄비에다 탕끓이네 / 친정엄마 생각나네
이제부턴 가부좌네 / 다섯시간 전부치네
부추전은 쉬운거네 / 스물댓장 구워냈네
배추전은 만만찮네 / 이것역시 구웠다네
동그랑땡 차례라네 / 돼지고기 두근이네
김치전도 굽는다네 / 조카넘이 넘본다네
기름냄새 진동하네 / 머리카락 뻑뻑하네
허리한번 펴고싶네 / 남자들은 티비보네
주방에다 소리치네 / 물떠달라 개소리네
속으로만 꿍얼대네 / 같이앉아 놀고싶네
내색않고 음식하네 / 말했다간 구박이네
꼬치에다 조기굽네 / 이거제일 비싸다네
맛대가리 하나없네 / 씰데없이 비싸다네
제사상이 펼쳐지네 / 상다리가 부러지네
절하는건 지들이네 / 이내몸은 부엌있네
제사음식 내가하고 / 처먹는건 지들이네
이제서야 동서오네 / 낯짝보니 패고싶네
윗사람이 참아야지 / 배아파도 참아야지
손님들이 일어나네 / 바리바리 싸준다네
손님가고 방닦았네 / 기름천지 안닦이네
시계보니 벌써두시 / 억울해서 잠못자네
뒤척이다 일어났네 / 욕할라고 일어났네
다음제사 또온다네 / 그때역시 똑같다네
망할놈의 제사라네 / 조상님들 욕하겠네
명절되면 죽고싶네 / 일주일만 죽고싶네
이십년을 이짓했네 / 사십년은 더남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