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글.
스님 ! 깨달음은 언제 얻으시렵니까 ?
서프란
2007. 10. 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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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을 비워야 다른 것을 담을수 있듯이
속세의 상념을 모두 버리고
마음을 비워야 깨달음을 채울 빈 자리가 생기련만
구도에 정진하지 않고 우째 이런대유 ? 스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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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볼 때,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 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때, 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고 한다. 나뭇잎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엷은 우수에 물들어간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의 대중가요에도,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그런 가사 하나에도 곧잘 귀를 모은다.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멀리 떠나 있는 사람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깊은 밤 등하에서 주소록을 펼쳐 들 친구들의 눈매를,그 음성을 기억해낸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한낮에는 아무리 의젓하고 뻣뻣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해가 기운 다음에는 가랑잎 구르는 소리 하나에, 귀뚜라미 우는 소리 하나에도 마음을 여는 연약한 존재임을 새삼스레 알아차린다.
이 시대 이 공기 속에서 보이지 않는 연줄로 맺어져 서로가 믿고 기대면서 살아가는 인간임을 알게 된다.
낮 동안은 바다 위의 섬처럼 저마다 따로따로 떨어져 있던 우리가 귀소의 시각에는 같은 대지에 뿌리박힌 존재임을 비로소 알아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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