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란 2006. 6. 26.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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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규모가 비교적 탄탄한 어느 중견 기업에서

사원을 채용하는데  면접시험은 사장이 직접 챙기기로 했다.

 

배짱과 욕심도 있고 패기있는사람이 회사를 키워 나가는데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고

흡족한 대답을 하는 사람을 채용하기로 했다.

질문 내용은

얼굴은 예쁜데 이해심이 부족한 아가씨와  얼굴은 보통인데 마음씨가 고은 아가씨중

누구를 데이트 상대를 결정하겠는가 였고 솔직한 대답을 해달라고 했다.

 

예쁜 여자를 사귀어 가면서 마음을 바꿔 놓겠다는 사람,

얼굴 뜯어먹고 사는게 아니니 마음이 제일이라는 사람,

대체적으로 둘로 나눠졌는데

유독 한사람이 둘다 함께 사귀어 보겠다고 한것까지는 좋았는데

가능하다면 둘다 데리고 살고 싶다는 말을 덧 붙였다..

사장이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 다시 물었다.

[어째서인가?]

[사람의 심성은 바뀌기가 어렵고 사람의 얼굴 또한 고친다하여

본 바탕까지는 바뀌지 않는 이유로 둘을 선택하면 양자 보완관계에 있으므로

가장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슨 기계 구입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을 선택하는 문제를 두고 하는 얘기인데

당돌하고 주저함이 없고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발언에다

대체적으로 나름대로 논리적이라는 생각에 다른 몇과 함께 그를 채용하였다.

 

그렇게 입사한 그는 승승장구 7 년만에 부사장이 됐고

부사장이 된후 1 년만에 사직서를 내고 그와 같은 업종의 회사를 설립하여

결국 그 회사는 문을 닫게 된다.

 

처음부터 그럴 생각은 아니였으나 월급 받아가며 

상가집에서 남의 술로 인심쓰듯 그렇게 자기 기반을 닦은후 회사를 설립한 것이였다.

 

후일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그 회사에 입사할 의사도 별로 없으면서 마땅히 취업자리도

없는터라 그냥 지원을 해 본것이고 면접도 경영이나 시사문제를 다룰줄 알았으나

입사와 아무런 상관도 없는 질문을 해 장난삼아 대답해 본것 뿐이였다고 한다.

 

사장이 사람을 너무 믿었다는둥, 그렇게 배신할 수가 있는냐는둥,

견제 세력이 있어어야 한다는둥, 사장이 용병술과  무능함 때문이라는둥,

그를 두고 사람들은 말도 많았다.

 

너구리 나름대로의 생각은

그건 대자연의 법칙중 생존경쟁의 일부인  정글의 게임이 불과할 뿐이라고...

3 자의 시각에서 옳고 그름을 떠나 각자의 입장이 돼서 생각해 보면

모두 최선의 선택일수 밖에 없었고 승패는 어쩌면 정해진 게임을

인간들은 열심히 하고 있었던게 아니였나 싶은 생각도 든다..

 

인간은 한치 앞을 내다 보지 못한다는 속담이 있다.

그렇듯 그들이 그런 결과가 올줄은 아무도 몰랐고

알았다면 누가 그런 게임을 하려 들겠는가 ?

만약에 그친구가 암이나 교통사고를 당해 죽었더라면 상황은 또 달라졌을 것이다.

 

인간의 능력이 대단한 것처럼 말들하고 있지만 아주 보잘것 없이 미미하기 이를데 없고 

될(가능) 것이다라는 희망속에에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속같은

불확실성 시대에 확률게임을 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것 같다는 느낌이다.

 

드라마가 내용을 다 알면 재미가 없듯이

인생도 미래를 빤하게 안다면 얼마나 재미없는 삶이겠는가 ?

어쩌면 우리 인생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게

천만 다행이라는 생각도 함께 해본다.

 

 

                             글 / 산골 너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