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실.

이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프란 2008. 1. 19. 23:11

 

 

     세상 모든얘기에 올라온 어느 남편의 글입니다.

 

    로또에 당첨되어도 이런 비슷한 일이 일어 날거라는  생각도 들고

    많은 걸 생각하게 해주는 글이라 펌해 왔습니다. (일부 수정)

    

 

참 어려운 기간을 굿굿하게 버텨냈습니다.

이제 40살 중년의 문턱을 넘는 남자입니다.

긴 어려움을 이겨내고 도움없이

나 자신의 두다리로 다시 일어 설때까지 내 인생에서 과연 아내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습니다.


부부란 즐거울 때도 같이 하고 어려울 때도 함께 하는게 진정한 부부일진데

즐거울 때만 같이하고 어려울땐 같이 하지 못하는게

요즘 부부일거란 생각마져  듭니다.

3년전에 사업을 말아먹고 단돈 몇천원의 차비가  없어서

걸어서 다녀야 했던 시절에도 죄 짓는일 빼고 뼈 빠지게 일을 해서

집사람에게 생활비와 애들 교육비를 보냈습니다.

 

사업을 말아먹고 매달 250만원에서 300만원을 알바까지 투잡을 해서 부치고

나는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면서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버텨냈습니다.

월말에 집으로 생활비를 보내고 30키로가 넘는 길을

한겨울에 일주일을 걸어서 다녔습니다.

정말 주머니에 한푼 남기지 않고 생활을 유지시켜 주느라

갖은 노력을 다 했습니다.

물론 사업을 말아 먹기전엔 수도권 대도시에서 48평짜리 아파트에

집사람 힘들다고 가정부까지 두고 생활을 했던

그 생활 규모를 단지 줄인거지만

그게 마누라에겐 참을 수 없는 수치였었나 봅니다.

물론 나는 손에 물집이  잡히고

갈비뼈가 부러지는 사고가 있었어도 알리지 않았었고

빚지고 살지않게 하기 위해

꼬박꼬박 생활비를 보내려고 무진 애를 썼었습니다.


결혼후 단 한번도 다른 여자에게 눈길 줘 본적도  없고

하다못해 단란주점이나 노래방 도우미의 손한번 잡아보지 않고 착실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내에게 회의를 느끼는건

남편을 단지 장식품쯤으로 아는 그 속물근성 때문입니다.

잘 살아야 되는건 여자의 당연한 권리고

잘 살려고 노력하다 실수 한번해서 잘못되어 잠시 불편하게 됐을때

그 남자의 고통을 감내하는 모습에 대한 격려는 고사하고

비난과 투덜거림 그리고  남들과 비교하는 수모를 수없이 감내해야 했습니다.

오래전 잘 나가던 때에 투자하고 까마득히 잊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돈이 있었는데

얼마전에 50억이 돼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물론 마누라에겐 한마디 말도  안 했습니다.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잠시 어려워졌다고 날 시궁창에 빠진 개 취급을 하고

잠시 삶이 불편해졌다고(아파트가 48평에서 24평짜리 전세로 옮긴거와

가정부가 없어졌다는거와 해외여행이 없어졌다는거)

남편을 무시하고 그 어려울때 한번의 위로와 감싸주지 않았던 아내에게

내 평생 고생의 결과물을 나머지 삶에서도 같이 해야할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정말 지난 3년간의 정신적 고통과 육체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갈비뼈가 부려져 병원에 입원할 돈이 없어 친구가 입원을 시키고

악화가 됐을때도 어떻게 알았는지 마누라에게 돌아온 건

위로가 아니고 "멍청하게 다쳤다"는 비아냥뿐이었습니다.

애들 생각하면 그냥 생활비라도 좀 풍족하게 줄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남편을  돈벌어다 주는 하인으로 취급받은 지난 3년동안

아내라는 동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혼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려울때 고통을 같이 하지않은 마누라에게

생각치 못했던 돈일망정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이혼하고 다시 다른 여자를 만날땐

내 돈이 그 만큼 있다는 걸 밝히지는 말아야 되겠다는 생각과.

그냥 평범한 정도의 생활만 보장하고

어려움을 웃음으로 감내할줄 아는여자라고 생각될때 모든 걸 나눔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생각하는 제가 잘못된 걸까요 ?


여름엔 찜통이고 겨울엔 영하 15도까지 내려가던 깡통 컨테이너에서

라면으로 때우고 동전하나 남기지 않고 집으로 송금하던 제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올 수 있을까요 ?

지금은 그냥 순박하고 맘편한 여자하나 만나면 과거가 어떻든 그냥 살든지.

아니면 아니할 말로 가정부 두고 그냥 돈 좋아하는 여자를 만나 살다가 

실증나면 그냥 헤여지든지 고민중에 있습니다.

지난 3년간 잠시 어려운시절에 아내한테 무시 당하고 구박받고 

고통스런 마음하나 위로 받지못한 그 아내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고

그녀와 삶을 함께 하기엔엔 내 삶이 불쌍하다는 생각마져  듭니다.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걸까요 ?

현재 24평짜리 아파트 전세는 그냥 전 마누라 앞으로 등기 해주고

애들은 제가 데려올 생각이고 그이상 10원 한푼 더 주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정말 어려운 과정을 함께하고 이해 해줄 여자 하나 만나면

모든걸 다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이혼을 했든 심지어 장애를 가진 아이가 딸린 아낙이건 상관없이

그냥 상대의 고통들을 함께 해 줄수 있고 서로를 애껴주는 마음을 지닌

삶의 목표는 평수넓은 아파트와 남 보기좋은 빵빵한 자동차의 크기가 아닌

신뢰와 정말 변함없는 사랑을 지닌 여자라면 남은 삶을 함께 할수 있을거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다시 삶을 시작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50억을 나눠서 몇군데 동네 새마을 금고와

신용조합에 예금해 버렸습니다.

마누라가 알지 못하게 ...

올 봄은 조용하게 삶에 대해 생각하고 봄 꽃이나 보러 다녀야겠습니다.

 

 

  글 쓴이 /  ho..ho.

 

 

 

묻어버린 아픔 (테너) - 안 영일.